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낙동강 오리알

부산 울산 경남 세 단체장, 선출직 책임과 의무 엄연

35조 메가시티 프로젝트, 경제동맹으로 대체 불가…유권자 위해 재논의 하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10-24 19:14:04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낙동강 오리알은 고약한 표현이다. 아무리 낙동강에 철새인 오리가 많이 날아들고, 그래서 오리알이 숱하며, 그 오리알이 맛이 없어서 사람이나 짐승이 거들떠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외되어 처량한 모습’으로 굳어진 의미는 가당찮다. 멀쩡한 낙동강이, 오리알이 입길에 오르내리는 것부터 마뜩잖다. 낙동강은 영남의 젖줄이다. 오리알은 낙동강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미운 오리 새끼인 줄 알았으나, 훌륭한 백조가 될 수 있다는 반전을 품은 오리알이다.

낙동강에 기대 사는 사람 입장에선 무턱대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니 “낙동강 오리알 됐네”라는 말을 하는 외부 인사가 곱게 보일 리 없다. 그 속엔 지역에 대한 편견과 곡해가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편견과 곡해는 타자에 대한 부정이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이해와 포용이 그래서 필요하다. 인지상정이다.

더 고약한 건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서다. 어떤 사람이든, 무슨 일이든 낙동강 오리알로 여겨선 안 된다. 여기게 해선 더욱이 안 된다. 특히 공동체 리더라면 명심해야 한다. 선거를 통해 옹립된 이들의 책임과 의무가 공동체의 화합에서 비롯되는 이유가 자명하다. 생각이 다르다고, 이해관계가 갈라진다고 상생과 공영의 가치를 훼손할 순 없다. 상식이자 순리다.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 수장이 선언한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 추진은 이런 상식과 순리를 뒤집는 일이다. 이에 따라 부울경을 아울러 대한민국 현재의 가장 큰 과제인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새로운 발전축을 만들자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기본틀인 부울경 특별연합이 좌초 위기다. 정확하게 말하면 세 단체장이 특별연합 대신 경제동맹을 꾀하고자 했으니 내년 1월 출범 예정이던 특별연합을 위한 모든 절차가 중단됐다. 대신 3개 시·도가 파견한 25명 규모의 특별연합 합동추진단은 해체 수순을 밟고, 9명으로 경제동맹 전담 사무국을 꾸린다. 시계 바늘을 가까이는 2년 전 부울경 특별연합 논의 초기로, 멀리는 20년 전 부울경 경제권 논의 시발점으로 되돌렸다.

이들은 부울경 특별연합이 실효성과 효율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사이에 지방자치법을 고쳐 2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사무처리를 위해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조성에 3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도론 미흡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런데 경제동맹에 더해 2026년까지 부산과 경남은 행정통합을 하겠다고 장담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공허하다. 경제동맹이란 틀로는 법적, 제도적으로 메가시티 프로젝트를 대체할 수 없다.

지난 3월 합동추진단이 부울경 주민 2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8%가 메가시티 출범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88.6%는 메가시티 필요성에 동의했다. 세 단체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세웠다. 이런 주민 바람은 아랑곳없이 제 길을 가겠다는 이야기다. 또 인구 1000만 명 수준의 도시들이 국가 발전을 주도하는 세계 흐름과 거꾸로다. 미국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나 중국 상하이 심천, 프랑스 리옹, 영국 에든버러 맨체스터 글래스고는 물론 일본 간사이광역연합 등이 어떻게 그 지역과 국가를 견인하고 있는지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대목은 색깔이 다른 정당이 추진했던 정책을 치지도외하는 비토크라시(vetocracy)다. 경남도와 울산시 국정감사가 그 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잘 달리는 열차를 탈선시키는 꼴”이라며 특별연합 파기 선언을 비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균형발전의 새로운 해법”이라며 경제동맹을 두둔했다. 주민 동의 절차라 할 지방의회라고 다를 바 없을 것 같아 보인다. 3개 시·도 의회는 지난봄 의결한 특별연합 규약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들 의회에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도이다.

2010년 12월 출범한 간사이광역연합은 부울경 특별연합이 참고한 모델 가운데 하나이다. 수도인 도쿄에 대응하는 ‘국토의 두 눈’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간사이는 하나, 간사이는 하나하나’를 강조한다. 지금 부울경 경제동맹은 메가시티라는 잘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고 각자도생, 따로 국밥을 먹겠다는 취지와 다름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울경 유권자 몫이다.

첫 머리로 돌아가자면, 세 단체장이 메가시티를 낙동강 오리알로 만들면서 유권자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셈이다. 이게 얼마나 이치에 안 맞은 처사인지 확인하는 때는 그리 멀지 않다. 유권자를 위해 재논의 장을 만들지 않으면 세 단체장이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

정상도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면의 빌라왕? 임대인 돌연 잠적…세입자들 발 동동
  2. 2을숙도에 ‘부산판 스미소니언 박물관’ 건립 탄력
  3. 350대 "도우미 청바지 입어 기분 나쁘다"며 노래방 주인 때려
  4. 4[근교산&그너머] <1318> 청송 해월봉~구리봉
  5. 5부산 울산 경남 밤부터 비 내려 내일 낮 그쳐...평년보다 따뜻
  6. 6식약처, 유아인 프로포폴 투약 수사의뢰…경찰 소환 조사 후 출금
  7. 7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 동일본대지진 압도할 듯...민심 폭발
  8. 8서울대 인문사회 등록 전 합격 이과생>문과생...통합수능 부작용?
  9. 9일제 수탈 표지석 두 동강 방치 “아픈 역사 흔적…보존·연구를”
  10. 10고려인 품은 ‘환대의 도시’ 광주, 포용이 빚어낸 기적을 만나다
  1. 1을숙도에 ‘부산판 스미소니언 박물관’ 건립 탄력
  2. 2이준석계 천하람 돌풍에 安·金 누가 득볼까
  3. 3북한 도발 대비…6년 만에 ‘전국 민방공훈련’ 부활(종합)
  4. 4양준모 부산시의원 “원도심 통학로 안전망 마련해야”
  5. 5부산시의회,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폐지안 의결
  6. 6여 “李 방탄용 반헌법적 폭거” 야 “양심 있다면 말조심하라”
  7. 7민주당 “대통령 부인은 수사 안 해”…한동훈 “사법 시스템에 따라 처리”
  8. 8北 김정은 열병식 참석…ICBM, 고체 연료 미사일 등 신무기 포착
  9. 9"해운대 그린시티 난방비,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 수준에 맞춰야"
  10. 10이상민 탄핵심판 검사된 김도읍에 관심 집중, 野 소추위원단 구성 검토
  1. 1금감원發 금융지배구조 개혁, BNK사외이사 물갈이 수순?
  2. 2아이폰 유저 설렌다…애플페이 한국 출시 공식화
  3. 3“해외 여행객, 부산으로 오세요” 박형준 시장 서울서 관광세일즈
  4. 4해운대 그린시티 지역난방 16% 인상…주민 “요금 폭탄”
  5. 5가오슝 하늘길 ‘활짝’…에어부산, 3년 만에 운항 재개
  6. 6시판 중인 포기 배추김치 나트륨 함량, 업체마다 천차만별
  7. 7세 살배기 외국 아이가 땅 매입… 도 넘은 외국인 토지거래
  8. 8벡스코 “코로나 딛고 제2의 도약”…전시 경쟁력 강화
  9. 9주가지수- 2023년 2월 8일
  10. 10바다 내비게이션으로 선원 응급처치 지원
  1. 1서면의 빌라왕? 임대인 돌연 잠적…세입자들 발 동동
  2. 250대 "도우미 청바지 입어 기분 나쁘다"며 노래방 주인 때려
  3. 3부산 울산 경남 밤부터 비 내려 내일 낮 그쳐...평년보다 따뜻
  4. 4식약처, 유아인 프로포폴 투약 수사의뢰…경찰 소환 조사 후 출금
  5. 5서울대 인문사회 등록 전 합격 이과생>문과생...통합수능 부작용?
  6. 6일제 수탈 표지석 두 동강 방치 “아픈 역사 흔적…보존·연구를”
  7. 7총경 보복인사 논란 가열…마산 경찰 1인시위
  8. 8옛 한전CY 등 공공기여금으로 구·군 공공시설 짓는다
  9. 9무기징역 '금정구 암매장 살인' 항소심서 징역 30년
  10. 10울산교육감 보선 4파전 재편…세부공약 알리기 경쟁
  1. 1후보만 ‘4+α’…롯데 4, 5선발 무한경쟁
  2. 2부산스포츠과학센터, 9일부터 본격 운영
  3. 3“올해 류현진 등판 땐 토론토 3승 4패”
  4. 4남미 4개국, 2030 월드컵 공동개최 추진
  5. 5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서 우상혁 올해 첫 점프
  6. 6최악 땐 EPL 퇴출…맨시티, 독이 된 오일머니
  7. 7“쥑이네” 배영수 극찬 이끈 이민석…노진혁은 노하우 대방출
  8. 8우승 상금만 45억…첫승 사냥 김주형, 랭킹 ‘빅3’ 넘어라
  9. 9캡틴 손흥민, ‘아시아 발롱도르’ 6년 연속 수상
  10. 1043세 로즈 ‘부활의 샷’…4년 만에 PGA 우승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이라 좋다, Busan is good!’인 이유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근자감’과 헤어질 결심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도청도설 [전체보기]
리더의 말
노인 나이 혼돈시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초유의 장관 탄핵…‘외통수 정치’ 피해는 국민 몫이다
담임 맡기 싫다는 교사들…교권 위기 해결책 찾아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사랑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