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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윤 대통령의 시간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8-04 19:03:1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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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휴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첫 휴가를 보낸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정치를 시작한 이후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아주 오랜만에 푹 쉰다”며 대통령실이 ‘숨고르기’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한가한 휴가”라는 야당의 지적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휴양지 방문을 취소하고 사저에 머문 배경이다. 하지만 아시아 순방 중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4일 전화 통화는 결국 휴가 막바지 하루를 반납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또 논란을 빚었다.

윤 대통령 휴가가 단순한 재충전을 뛰어 넘어 새로운 국정 구상을 설계하는 계기이길 바라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내부 총질’ 문자로 촉발된 국민의힘 내분은 물론이고 지지부진한 복합위기 수습에 따른 민심 이반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 20%대로 곤두박질 친 국정 지지도에 더해 ‘매우 못함’이란 극단적인 부정 평가가 56.8%에 달한다는 여론조사가 그 예다.

취임 100일을 맞는 오는 17일까지가 중요하다. 집권 성패를 가늠할 ‘윤 대통령의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 사면은 큰 이슈다. 사면 대상과 폭은 고도의 정치적 함의를 담은 대통령의 결단이다. 여론은 경제인 사면은 호의적이지만 정치인을 두고선 박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특별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진영에 따라 목소리가 극명하게 갈린다.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와 취임 100일 메시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위기는 광범위하고 다층적이다. 팬데믹 위기,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기후 위기,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세계적이라면 초저성장과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심화는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윤 대통령은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연금·노동·교육 개혁이 한 발짝도 진척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 협치가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을 극복할 대안이 필요하다.

또 하나 윤 대통령은 집안 단속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무속인으로 알려진 ‘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이 조사에 들어갈 정도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는 야당 지적을 귓등으로 흘려선 안 된다.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 변화와 인적 쇄신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 원로와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통로의 여론 수렴이 우선이다. 귀를 열어야 한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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