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김참 시인
- 아이 상상 같은 7번째 시집 펴내

199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김참(사진)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을 냈다. 그의 시집들은 꿈을 기록한 듯 환상적이고 기이한 세계를 보여준다. 김 시인은 “시는 문학적 작업이니까, 미적 구조를 가진다. 꿈의 굴절과 변용이다. 실제로 꾼 꿈과는 달라진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도 인간만이 행위자이며 주인공인 낯익은 세계를 벗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 ‘아주 커다란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택배기사가 커다란 상자를 건네준다. 검은 날개에 노란 소용돌이무늬 나방 그림 잔뜩 그려진 포장지 속에 아주 커다란 그림책이 들어있다. 그림책을 펴자 끝없이 넓은 풀밭이 펼쳐진다. 나는 풀밭을 따라 걸으며 그림책 나라로 들어간다.// 뚱뚱한 태양 주위로 소행성이 돌고 있다. 소행성 풀밭엔 소들이 가득하다. 누워있는 소, 앉아 있는 소, 뛰는 소, 걷는 소, 마을버스 모는 소, 마을버스를 탄 소도 있다. (…)”

이것은 어린아이가 그림책을 펼치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장면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독자인 누군가가 겪는 일일 수도 있다. 시집을 펼치면 익숙한 듯 낯선 세계가 있다. 광범위한 비인간 존재들이 시의 주인공으로 불려 나왔다. 이상한 시의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