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한 화면에서 만날 수 있다니! 그것도 놀랍지만, 개성 강한 로봇부터 친숙한 동물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화면도 인상적이다. 여러 캐릭터들이 어울려 행복하게 사는 곳. 황성제(26) 작가가 꿈꾸는 세상 아닐까.

황성제 작가의 ‘해마의 사랑을 지켜주세요’. 위케이션 제공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창작자 황성제 작가의 개인전 ‘꿈꾸는 산책자:내 친구는 매일 같은 꿈을 꾸고,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가 17일부터 28일까지 부산교대 한새갤러리에서 열린다. ‘감각’ ‘수집’ ‘반복’이란 예술적 특성을 가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아카이빙 형식의 기획전으로 주목받는 전시이다.

황성제는 2019년 기장장애인복지관의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을 시작한 청년 작가이다. 2021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13회 이상 개인·단체전을 소화하며 독자적인 감각과 세계관을 펼쳐 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등에서 작품을 매입했으며, 프랑스 파리 초대전 등 국제 무대에서도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개인전은 황성제 작가의 회화 작품을 소개하고, 그동안의 창작 여정을 보여주는 아카이빙 전시로 마련했다. 작가는 어린시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굿즈 등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수집을 지속했고, 이를 창작 기반으로 삼아 다양한 캐릭터가 한 화면에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내놓았다. 서로 다른 캐릭터를 이렇게 다채롭게 화면에 옮긴 것도 놀랍지만, 그들이 손잡고 마주 보며 웃는 등 어울리는 모습에서 작가가 바라는 행복한 세상을 엿볼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시를 기획한 위케이션은 포용적 예술과 무장애 접근성에 기반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위케이션은 촉각 전시물과 음성 해설 콘텐츠, 돗자리를 활용한 자유 관람 공간 등을 마련해 문화소외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 위케이션 오정민 대표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함께 어울려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장”이라고 기획 의도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