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로 그려낸 영혼의 비상, 박결 작가 개인전 Where the souls ascend

수중 사진이라는 독창적인 매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박결 작가의 개인전 _Where the souls ascend_가 4월 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열리고 있다.

Gate of where the souls ascend, 60 x 40cm, Pigment print, 2025

박 작가의 작업은 따뜻함, 평온함, 고요함이 공존하는 이미지로 관람객에게 하나의 서사를 전달한다. 대기 온도로부터 기원된 듯한 알 수 없는 빛과, 그 빛으로 이루어진 문 같은 형상, 그 안에서 펼쳐지는 길은 마치 거대한 미지의 공간으로 이끄는 초현실적 감각을 자아낸다.

그는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구의 형상과 유사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빛으로 구현한다. 가장 큰 특징은 후작업 없이 오직 ‘순수 빛과 물’만으로 장면을 포착한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만 가능한 찰나의 조우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고도의 감각과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Ascend, Pigment print, 200 x 135 cm, 2025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비상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작가는 높은 도약을 위해서는 일정한 에너지가 필요하듯, 인간의 삶에서도 도약을 위한 인내의 시간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그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이들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핵심 테마는 ‘Ascend(비상)’와 ‘Accend(불타오름)’로 요약된다. 이 두 단어는 각각 상승과 점화를 의미하지만, 모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영혼의 모습을 함축하고 있다. 박 작가는 이를 ‘고결한 분신(焚身)’이라 표현하며, 영혼의 순수한 에너지와 헌신을 사진에 담아낸다.

작품의 주요 컬러인 푸른색은 수중의 가장 깊은 곳을 상징하며, 어둡고 깊은 심연에서 뿜어 나오는 푸르름은 결코 색을 잃지 않는 생명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그는 “물결의 빛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수중의 빛과 그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함으로써 존재의 평온과 따스함, 그리고 그 안의 환상을 구현해낸다. 수면 아래에서 시간이 응축된 순간, 프리즘처럼 반사된 빛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을 여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낸다.

박결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2018년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졸업 이후에는 STUDIO KYUL의 대표 포토그래퍼이자 메인 프로듀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ART EDU 공동대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메인 강사, 신세계 퍼스트 포토그래퍼 등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 대학 시절에는 대학교육협의회장 표창장을 수상했으며, 글로벌 인턴 프로그램에서 성적 최우수 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5년 4월 Where the souls ascend (갤러리 자인제노, 서울) ▲2023년 9월 The souls (어린이미술관 하루, 하남) ▲2023년 7월 Space of souls (P&C 갤러리, 서울) 등이 있다.

수중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에서 빛과 시간을 수단 삼아 ‘영혼의 비상’을 그려내는 박결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미처 마주하지 못했던 내면의 풍경과 마주하는 귀중한 경험을 제공한다.

Gate of where the souls ascend, 60 x 40 cm, Pigment prin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