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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영웅부터 숨은 활동가까지…독립운동가들 투쟁을 소설로

오늘의 작가상 받으며 등단한 부산 출신 고예나 작가 장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5-27 19:36:22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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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 인물 유튜브도 운영
- 다음 달 26일 부산서 북토크
장편역사소설 ‘경성브라운’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투쟁을 독특하게 담았다. 이 작품을 쓴 고예나 작가가 작품 시대 배경에 맞춘 차림으로 포즈를 취했다. 고예나 작가 제공
작가 고예나의 장편역사소설 ‘경성브라운’(산지니 펴냄·사진)에서 몇 대목 소개한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피 터지게 독립운동 하던 선열의 투쟁과 고뇌를 담았다.

“홍설이 완성된 가배(커피) 잔을 내밀자 미스터 리는 고개를 저었다. 겨울엔 아이스지./ 그런 말은 난생처음 듣습니다./ 혹시 아오? 훗날 얼어 죽어도 아이스를 고집하는 이들이 나올지./ 홍설은 소리 없이 웃으며 얼음이 수북이 담긴 잔을 내밀었다.” (22쪽)

“이것은 먹기만 하면 살이 붙고 얼굴이 모던해진다는 미국의 근대 식량 아닙니까./ 거기선 이 까만 식량(초콜릿)을 칼로리 폭탄이라고 부른다오.”(55쪽) “홍실 씨는 좋아하는 이성상이 어떻게 되오?/ 친일파만 아니면 됩니다./ 케켁…,/ 미스터 리는 갑자기 목에 사레가 들렸는지 연신 헛기침을 했다.(78쪽) ‘미스터 리’는 작가가 창조한 인물로, 나름의 방법으로 한민족 독립에 보탬이 되고자 고뇌하고 노력한다. 그런데 민족반역자 이완용의 손자다.

‘경성브라운’은 통통 튀며 경쾌하게 시대 속으로 들어간다. 그 시대란 일제강점기다. 당시 커피(가배) 문화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렇게 커피를 활용해 역사에 ‘고리’를 딸칵 건 뒤, 작가는 엄청나게 강한 독립운동 이야기를 폭풍처럼 풀어놓는다. 효과 좋고 영리한 서사 전개법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쓴 사람은 1984년 부산에서 태어나 해운대여고와 서울예대 문창과를 나오고 2008년 스물네 살 때 모두가 부러워하는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고예나 작가다. 지금은 울산에 산다.

지난 25일 국제신문 편집국에서 고 작가를 만났다. ‘젊은 여성 작가’라면 내면·감각·독백·서정 같은 특성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고 작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역사·인물을 좋아했다. 지금도 그렇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록의 가치를 믿는다” “나는 검색을 즐기고 잘하는 편이다. 집중해서 파고들고 온라인뿐 아니라 도서관 돌며 오래된 자료를 모은다”고 했다. 이런 고 작가의 힘과 특징을 잘 보여주는 ‘빼박’ 증거가 있다. 유튜브 채널 ‘고 작가의 휴먼 레코드’다.

“‘경성브라운’은 네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2018년 시작했는데 코로나 등으로 늦어져 4년 만인 2022년 완성했네요. 이 작품을 쓰던 때 독립운동·친일파·근현대사 등을 말로도 풀자, 그 내용을 영상으로 보관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2년 ‘고 작가의 휴먼 레코드’를 열었죠.” 매주 한 번 올리다가, 요즘 ‘경성브라운’ 관련 활동이나 집필 중인 신작 영향이 있어 월 2회 영상을 올린다.

이 채널은 근현대 인물에 집중한다. “나혜석, 김활란·모윤숙 등, 정율성 등을 다룬 영상은 큰 관심을 받았다. 그때 ‘떡상’(인기가 갑자기 크게 오름)을 경험했다”고 그는 떠올렸다. 현재 구독자는 1만2000여 명. 그는 우당 이회영, 안중근 의사, 애국지사 원태우, 투사 강우규 등 많은 이를 삶의 주인공, 역사의 주인공으로 마음에 담는다. 촘촘·꼼꼼하게, 열심히 온·오프에서 쌓은 지식·정보가 ‘경성브라운’을 비롯한 그의 작품 속으로 충실히 되먹임된다. 역사와 인물을 파고드는 젊은 여성 작가의 행보는 눈길을 잡는다.

오는 6월 26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 광안동 서점 티티새와 나무에서 ‘소설 경성브라운 고예나 작가 북 토크’가 열린다. @titisae_tree 참가비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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