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세균 녹조의 원인과 예방법
- 간명한 문장·사례로 쉽게 설명

이 책을 읽으면, 녹조가 실은 우리 상식보다 훨씬 위험한 현상이자 존재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특정한 계절에 낙동강이 불길한 푸른색으로 싹 뒤덮이는 괴기스러운 현상을 장난기 섞어 ‘녹조라테’라고 부르기도 힘들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녹조라테라는 표현은 녹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라테를 만들어 파는 소상공인의 영업 활동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금강 하굿둑 밖으로 흘러 나가는 남세균 녹조(둑의 오른쪽). ⓒ김종술 지오북 제공

기후위기와 함께 한국의 강과 바다에 녹조는 더 자주 찾아올 것이다, 녹조는 남세균이 일으키며 마이크로시스틴도 남세균의 일종인데, 발암물질이다.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은 에어로졸 형태를 취해 대기 중으로도 퍼진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많은 보를 설치해서 흐르던 강을 호수처럼 만들어 버린 건 명백히 녹조 악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녹조의 번성 남세균 탓인가, 사람 잘못인가’를 읽으며 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지식이다. 이런 내용은 기후재앙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 책에 관해 가장 또렷하게 강조하고 싶은 특징이 이것이다. 어렵지 않다!(만세!) 심지어 재미있다. 문장은 길지도 않고 배배 꼬아놓지도 않았으며, 간명하다. 저자는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버무려서 글을 전개한다. 저자는 자기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실은, 많은 학자가 이걸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

기후·환경·생태에 관한 책인 만큼 마냥 쉽지만은 않다. 낯설고 긴 전문용어와 개념들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설명을 피해 갈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구성부터 내용 전개까지 저자는 일관되게 간명한 문장, 적절한 사례를 구사하는 전략을 유지한다. 목차를 살피면 그런 특징을 더 잘 알 수 있다. ‘미국 흰머리 수리를 죽인 범인은?’ ‘녹조 발생엔 빛과 온도가 중요하다’ ‘체류시간 232일 소양호에는 왜 녹조가 안 생길까?’ ‘기후변화는 녹조를 악화시킨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얼마나 위험할까?’ ‘수돗물에서 나온 남세균 독소 식수 대란 일으켜’….

저자는 이런 구성을 통해 남세균과 녹조를 줄이고 예방하는 법부터 활용하는 법으로까지 나아간다. 이쯤에서 저자 강찬수에 관한 소개가 필요하다. 저자는 1994년부터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로 일하며 30년 동안 환경·기상·과학에 천착하여 6500건 이상의 기사를 썼다.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적조·녹조가 생긴 소양호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게 30년 전이다. 저자는 한국환경기자클럽 회장을 지냈고 대한민국과학기자상을 받은, 한국을 대표하는 환경·생태 전문 언론인이다.

이 책에서 학술과 저널리즘은 절묘하게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