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책 제작하는 부대행사도
- 지역 예술활동가 기획행사 눈길

“독자들에게는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독립출판물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고, 창작자들에게는 새로운 작품과 우정을 기념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 마우스 북페어 팀 일동”

마우스 북페어 팀이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 ‘피스 카인드 홈’에서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박미은, 이경화, 홍이슬 씨. 아래 작은 사진은 마우스 북페어를 알리는 일러스트. 마우스 북페어 팀 제공

주최 측이 보내온 행사소개서를 펼치는 순간, 호기심 수치가 솟구쳤다. ‘마우스 북페어’라니! 설명을 조금 더 읽어보자.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독립출판 세계에서는 작고 소중한 이야기일수록 빛나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작고 소중한 이야기를 나타내고자 대표 캐릭터로 생쥐를 떠올렸고, 북페어를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삼았습니다.” 다음과 같이 이어지는 생동감 넘치는 문장에서, 젊은 창작자들이 주축인 마우스 북페어 팀의 내공도 엿볼 수 있었다.

“생쥐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어느 곳이든 어렵지 않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마우스 북페어’에서 소개되는 독립출판물들도 작고 귀여운 생쥐처럼 관람객의 마음에 쉽게 도착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마우스 북페어가 오는 9~10일 부산 서면 KT&G 상상마당 부산 4층과 5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부산과 경남권 예술·문화 활동가 16명이 함께 기획했다. 그 면면은 이렇다.

계선이(책방 카프카의 밤) 김수정(예술공간 영주맨션) 김봉주(롤로와 영도) 권눈썹(문화공간 퍼플문) 꼬막(경남 남해 음악인) 이내(동네가수) 박미은(나락서점) 박보은(로크스튜디오) 소소나(스튜디오소소나) 손따미(프리랜서 창작자) 정정혜(안냥, 바이나쿠) 지네(매력적인 공간과 브랜드를 탐하고 그 장면들을 담는 사람) 채린제인(프로젝트 ‘사적인 파라다이스’ 진행) 프랭코(책방 피스 카인드 홈 운영·문구 디자이너) 홍이슬(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희석(독립출판사 발코니). 이들은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전국의 창작자 125팀을 마우스 북페어에 초청했다. 주최 측은 “비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창작자가 과반이어서 그간 쉽게 접하지 못한 독립출판물이 다수 출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부산 경남 예술·문화 활동가들이 독립출판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창작자·문화 부문 종사자·예술인을 초대해 대규모 북페어를 연다고 보면 되겠다. 마우스 북페어는 올해가 제1회이며 주제는 ‘우리들의 첫 책’이다.

개성 있고 생기 넘치는 독립출판물 전시와 함께 ‘우리들의 첫 책’이라는 주제에 맞춘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당신의 첫 책을 만들어드립니다’ 행사를 보자.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양식에 글을 채우면, 관객은 현장에서 ‘나만의 책’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독립출판물을 살피고 구매하는 북페어를 넘어, 내 책을 만드는 도서전이기도 한 셈이다.

부대 행사인 마우스 클래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손현녕 작가를 비롯해 ▷삐약삐약 출판사 ▷김보희 출판편집자 ▷더폴락 서점 ▷안리타 작가 ▷태재 작가 등 독립출판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강연이 있다. ▷수제 종이 만들기 ▷미니북 키링 만들기 ▷인스타툰 그리기 ▷반려동물 책갈피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마우스 북페어 팀은 “기관 또는 기업의 후원 없이 예술가·문화활동가들이 자력으로 개최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부산에서 100팀 넘게 참여하는 독립출판 북페어 개최는 흔치 않은 일이어서 더 많은 시민이 와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올해를 시작으로 마우스 북페어를 해마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오는 9일 오전 10시~오후 6시, 10일 오전 10시~오후 5시. 무료 입장. 인스타그램 @mousebook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