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강렬한 색채로 담아내는 ‘부산항 작가’ 김충진 화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미광화랑은 다음달 7일까지 김충진 초대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중진 작가 김충진 화백이 인상 깊게 그려 낸 부산항 풍경. 작가의 눈길과 손끝에서 부산은 새롭게 태어난다. 미광화랑 제공

그의 작품 속 부산은 일상의 풍경과는 다르다. 어디서든 한 번쯤은 봤을 법한 2차원적인 풍경이 아니라는 의미다. 원래의 형체가 해체된 부산의 풍경은 조명과 어둠의 선명한 대비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4ｍ에 이르는 대작 ‘은유의 도시-부산’에서는 부산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인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본 남항 일대의 모습이 강렬한 주황의 옷을 입고 부활한다. 광안대교와 바다, 그리고 마천루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광안리의 야경은 붉은 빛의 바다와 푸른빛의 건물이 강하게 맞부딪치며 재해석된다.

김 화백은 194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부모와 함께 부산으로 피란온 실향민이다. 10살도 안되었던 그 당시 소년 마음 속 부산의 풍경은 그가 ‘제2의 고향’이라고 꼽는 자갈치시장으로 대변된다. 그의 작품 속 자갈치시장은 활기차면서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살아있는 시장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은 때로는 추상의 경계를 넘어 색상 더미로 표현되기도 한다. 부산 풍경과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탈춤이나 양산의 야경을 담은 작품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