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함향의 임규찬 대표가 지난 4년간 국제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정리해 책을 냈다. 책 제목이 ‘날카로운 곡선’이다. 곡선이 왜 날카로운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둘러가지만 결국엔 핵심을 찌르는 그의 글쓰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날카로운 곡선처럼 외줄 타듯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그의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사랑은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로 시작하는 ‘부끄러운 정부를 가졌음을 부끄러워하다’가 그렇다. 좋은 사람에 대한 글귀, 이집트 카이로 태생 소설가 나지브 마흐푸즈(1988년 아랍어권 작가로 첫 노벨문학상 수상)의 ‘우리 동네 아이들’과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내용을 나열하고는 정작 “정부와의 간극이 너무 크다. 어디 내놔도 부끄럽다. 사랑-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없는 사람들이 한참 지난 시대의 일들을 하고 있다”(97쪽)고 꾸짖는다.

‘일본이 돌아왔음을 분하게 여기다’(100쪽)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하다. “분하다. 먹다가 분하고 읽다가 분하다. 씻다가 분하고 자다가 분하다. 사랑하다 분하고 미워하다 분하다. 중략…”로 시작하는 칼럼은 이 글이 신문에 과연 실렸을까 의심을 품게 만드는 클라이맥스다. 조선총독부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 사진과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중략…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그 아베 노부유키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분하다”로 끝맺음하는 글은 직격탄이다. 현 정부를 비판한 이 글은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임 대표는 칼럼을 실천 성찰 저항 자유 만족 등 크게 5가지 범주로 나눴다. 이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임 대표는 많은 책을 출판하지만 자기의 글쓰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17년 ‘발견의 시대’를 출간한 후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4월에는 부산시장애인론볼연맹 회장에 선출될 정도로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