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법 전문 변호사인 저자

- 아트 컨설턴트로서 경험 바탕

- 미래가치 안목 키우는 법부터

- 새로 뜨는 투자기법까지 소개

- “언제든 기쁘게 볼 작품 사시길”

작은 그림과 판화를 작가에게서 직접 사본 적이 있다. 보는 순간 내 방에 두고 오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작은 크기의 작품이라 큰 부담은 없었다. 그 작품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흐뭇하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아트 컬렉팅의 세계로 끌어주는 마중물이 될지 모른다.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프리즈 서울’ 전시장 전경. 아트 컬렉팅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최승희 기자

‘대가의 미술 작품이 높은 금액으로 경매에서 낙찰됐다’는 식의 기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아트페어에 관람객 몇 만 명이 몰려 몇 백억 거래액을 달성했다, 연예인이 어떤 미술품을 구매했다 등의 보도를 보면 예술 작품 컬렉팅은 특별한 세계에 속한 사람들의 일처럼 보인다. 고가 작품을 살 재력, 작품 가치를 알아보는 심미안 등이 떠올라 먼 세상 이야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예술 작품 컬렉팅은 큰돈으로 명화를 사는 경우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는 현실적인 금액으로 나만의 컬렉션을 꾸리고, 그렇게 구매한 작품이 뒷날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 케이트 리는 서울대 외교학과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종합법률회사에서 예술법과 지식재산권, 국제통상 분야 경력을 쌓는 동시에 변호사 단체에서 현대 미술 작가와 예술 단체를 위한 재능 기부 활동을 하며 미술에 대한 소양을 넓혔다. 2019년 한국에 돌아와 아트 컨설턴트로서 수백 건 미술품 거래 자문에 응했다. 현재는 예술법과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아티스트와 갤러리스트, 경매사, 아트페어 관계자, 컬렉터 등 수많은 이를 만난다.

저자는 가치 있는 작품으로 컬렉션을 꾸리고 싶은 사람이 작품을 사기 전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최소한의 지식을 전한다. ‘작품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어떤 작품을 구입할까?’ ‘예술 작품은 어디서 살 수 있을까?’ ‘작품 보는 안목은 어떻게 키울까?’ ‘대체 투자로 주목받는 미술품 투자’ ‘보유 작품 현금화하기’ 등 목차가 말해주듯 흥미진진한 미술 시장 이야기와 정보를 알차게 소개한다.

저자는 최근 10년간 미술 시장의 흐름부터 안내한다. 그 속에서 자기 취향을 파악하고 발품을 팔다 보면 생각보다 싼 가격으로 대가의 생소한 작품을 구하거나, 신인 작가의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게다가 판화나 사진, 아트 토이처럼 같은 작품을 여러 개 복제 생산할 수 있는 매체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좋은 작품 사는 방법, 최근 각광받는 새로운 방식의 작품 투자법 등 아트 컬렉팅에 관심을 둔 독자에게 필요한 지식과 마음가짐을 단계별로 세세하게 짚는다. 저자는 단순히 수익성만 생각해서는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작품가가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구매한 작품을 현금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회나 아트페어, 갤러리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작품을 보기를 추천하며 저자는 말한다. “내가 생활하는 공간에 걸어두고 오래도록 마주하게 되는 것이 컬렉션이므로 언제든 기쁘게 눈을 맞출 수 있는 작품, 동경하는 그 어느 곳으로 나를 데려가 주는 작품을 누구나 가지게 되기를, 그래서 그것들이 나에게 은밀한 속삭임을 건네는 희열을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