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중앙고 준우승 당시 지도자
- 농구인으로 평생 살아가는게 목표
- 항저우AG 3×3농구 금메달 도전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 최약체의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는 본선 진출을 넘어 결승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다. 그것도 6명의 선수로 참가해 체력의 열세 속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기적 같은 준우승을 일궈냈다.

강양현 조선대 농구부 감독이 농구공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했다. 김정록 기자

그리고 이들이 이룬 8일간의 감동 실화는 영화 ‘리바운드’로 재탄생했고, 당시 모교인 부산중앙고의 6명 선수를 하나로 이끈 강양현 감독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 선수 시절에는 MVP 상을 받기도 했던 강 감독은 현재 3×3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자 조선대학교 농구부 감독으로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대한농구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강 감독은 “VIP 시사 때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 장항준 감독님과 김은희, 권성희 작가님이 정말 잘 써주셔서 감격스러웠다”며 제작진과 배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면서 부산중앙고 동문과 우리 선수들, 학부형들이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엄청 울었다”며 추억에 잠겼다.

영화 ‘리바운드’의 제작은 2012년 준우승 이후 부산으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시작됐다. 부산중앙고가 파란을 일으키는 모습을 지켜본 영화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가 강 감독에게 전화를 했던 것. 강 감독은 “부산에 내려온 장 대표님을 만났는데 신뢰감이 들면서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어지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약속을 지킨 장 대표는 11년 만에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리바운드’로 인연을 맺은 사람은 장 대표뿐만이 아니다. 강 감독 자신을 연기한 안재홍과는 사적 고민을 나눌 정도로 친형제처럼 지낸다. 강 감독은 “영화 속 재홍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제가 경기 중에 했던 몸짓과 말투까지 너무 똑같더라. 심지어 땀이 차서 손목시계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꿔 차기도 했는데, 그것마저도 같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처음 안재홍을 만났을 때 강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정봉이를 생각하고 재홍이를 처음 만났는데 너무 마르고 잘 생겼더라”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당시 안재홍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촬영을 마친 때라 살이 많이 빠져 있었던 것. 이후 안재홍은 강 감독의 외형을 닮기 위해 10㎏가량 살을 찌웠고, 30기가의 용량에 달하는 강 감독의 인터뷰와 사진, 부산중앙고 경기 장면 등을 보며 비슷해지려 노력했다.

강 감독은 영화에서 부산중앙고 선수들이 회식할 때 식당 사장으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촬영장에 한 번 오라고 해서 갔다가 즉석에서 출연을 제안받았다. 카메라 앞에 서니 너무 긴장되더라. 대사도 있었는데 어색했는지 짧게 나왔다”며 웃었다.

현재 강 감독은 오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3×3 남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해 금메달을 목표로 선수들과 땀을 흘려야 하고, 조선대 농구부 감독으로서도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는 “농구인으로 평생을 사는 게 목표고 꿈이다. 어디서든지 후배를 가르치고, 농구장에 있길 원한다”며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