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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위대한 음악가가 걸은 예술의 길

옥사나 두드니크 주부산 러시아 총영사

  • 옥사나 두드니크 주부산 러시아 총영사
  •  |   입력 : 2023-04-23 18:59:29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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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사진)의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러시아 음악을 상징하는 위대한 그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이자 탁월한 지휘자이고 작곡가였다. 그가 러시아를 떠나게 된 것은 비운이었지만, 모국에 대한 사랑은 음악에 대한 사랑처럼 전 생애에 걸쳐 그의 마음속에 간직됐다. 이는 자신의 천재적인 창작 속에 반영됐다. 그는 “나는 러시아 작곡가이다. 그리고 내 모국은 내 성격과 나의 관점에 자취를 남겼다. 따라서 내 음악은 곧 러시아 음악이다”고 말했다.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 4월 1일 노브고로드 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이 가문은 대대로 음악과 관련이 깊었다. 할아버지 A.A.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였고 예술 살롱의 로망스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보프 귀족의 후손인 아버지는 전문 연주자는 아니었지만, 음악에 심취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첫 스승은 어머니 L.P. 라흐마니노바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다. 1885년 모스크바로 이주해 모스크바 음악원 학생이 됐다. 그는 1891년 큰 황금메달을 받고 음악원 피아노과를, 1892년 작곡과를 졸업했다. 그의 작곡과 졸업 작품은 러시아 국민문학 창시자 A.S. 푸시킨의 서사시 ‘집시들’에 음악을 붙인 단막 오페라 ‘알레코’(1892)였다. 1893년 이 곡은 볼쇼이 극장에서 상연됐다. 이는 젊은 작곡가의 졸업시험 감독을 맡았던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추천한 덕분이었다.

라흐마니노프는 모스크바 음악원에 다니던 때부터 유명해졌고, 모스크바 관객들로부터 사랑받았다. 그러나 1897년 그는 참패를 겪고 만다. 그가 작곡한 ‘교향곡 제1번’ 초연이 큰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충격에 빠진 라흐마니노프는 창작의 위기를 맞았다. 이후 몇 년간 그는 연주 활동에만 집중했다. 이 시기(1897~1898년) 라흐마니노프는 당시 유명한 메세나(예술후원가)이던 S.I. 마몬토프의 모스크바 사설 러시아 오페라 공연의 지휘자로 활동했다.

전기를 맞이한 때는 1901년이었다. 이 해에 그는 피아노협주곡 2번을 완성했다. 이어지는 15년간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었다. 1904~1906년 그는 볼쇼이 극장에서 일하며 러시아 오페라 레퍼토리를 모두 지휘했다. 1909년에는 ‘피아노협주곡 3번’을 완성했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망명 이후 첫 9년간 라흐마니노프는 새 작품을 한 곡도 창작하지 못했다. 망명 후 첫 작품인 ‘피아노협주곡 4번’과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편의 러시아 노래’는 1926년과 1927년이 돼서야 창작될 수 있었다.

그는 생애 마지막 시기에 ‘교향적 무곡들’을 작곡했다. 연구자들은 이 작품을 그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한다. 이 시기 계속 공연을 이어갔고, 마지막 공연은 사망하기 6주 전에 있었다. 라흐마니노프는 70세 생일을 겨우 며칠 앞두고, 1943년 3월 영면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예술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세계 700만 명이 ‘해시태그 #라흐마니노프150’으로 하나가 됐고, 탄생을 기념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연주회를 120만 명이 다양한 온라인 매체로 시청했다. 한국에서는 위대한 러시아 작곡가의 생일인 4월 1일 KBS 클래식FM 릴레이 음악방송을 진행해 온종일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이 방송됐다. 올해 한국 여러 도시에서도 많은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많은 한국인의 마음속에 특별하게 자리 잡고 있다. ‘피아노협주곡 2번’은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인이 뽑은 최고의 클래식 5위 안에 들기도 했다. 그 인기는 한국 드라마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의 음악은 드라마 ‘악마판사’에서 들을 수 있다. 드라마 ‘서른아홉’에서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으로 나온다.

라흐마니노프의 창작세계, 그의 음악이 러시아, 한국 및 세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가 작곡한 섬세하고 감동적인 멜로디는 러시아 민족의 음악 전통, 즉 구성진 노래와 오래된 교회 음악을 근거로 한다. 이러한 음악 전통은 화려한 형상과 감정, 유연한 역동성과 넘치도록 풍성한 음영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 삶을 선함, 아름다움 그리고 조화로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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