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작가마을 펴냄)는 박명호(사진) 소설가가 선보인 소설집이다. 작가 박명호는 199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문단에 나온 지 31년이 됐다. 부산소설가협회장을 지냈고 ‘어떤 우화에 대한 몇 가지 우울한 추측’ 등 소설집 3권, ‘가롯의 창세기’와 ‘또야, 안뇨옹’ 등 장편소설 2권을 낸, 부산 문단에서 존재감이 있는 작가다. 이번 소설집은 그런 박 소설가가 오래 품어온 바람(願)을 실행에 옮긴 책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한동안 해마다 중국 만주(동북 3성)로 기행을 떠났다가 흙먼지를 묻혀 귀국하기를 반복했던 낭만파이다. 이번 소설집에 그는 그가 생각하는 사랑과 낭만에 관한 짧은 소설 5편을 실었다. 그는 이런 형태의 소설집을 오래 구상해왔다. 책은 141쪽으로 얇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지나간 시절의 ‘올드’한 이야기로 다가오는 작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독자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듯하다. 이 또한 사랑을 둘러싼 한 시대의 풍경이고, 작가는 그 단면을 이야기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