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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아기와 친구가 되고싶은 유령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2-02 19:48:5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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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와 친구가 되고싶은 유령

- 새내기 유령 후프/제시카 보이드 글/브룩 케리건 그림/윤지원 옮김/지양어린이/1만4000원

유령은 학교에서 소름 끼치는 비명 지르기, 천장에서 발자국 소리 내기 등을 배운다. 사람들 겁주는 시험을 통과해야 무서운 유령 자격증을 받는다. 어린 유령 후프는 두 번이나 시험에 떨어지고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선생님들도 “살짝 놀라기만 해도 돼”라며 걱정이다. 후프가 찾아간 시험장은 아기가 있는 집이다. 아기에게 비명을 질러보지만, 아기는 웃음을 터뜨린다. 어쨌거나 후프는 겨우 자격증을 받았다. 하지만 후프는 아기의 상상 속 친구가 되고 싶다.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자신만의 특별한 길을 찾으면 된다.


# 물질과 소통… 송진 시인 참회록

- 럭키와 베토벤이 사라진 권총의 바닷가/송진 시집/작가마을/1만2000원

송진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송진은 부산에서 태어나 1999년 김춘수 이승훈 등의 심사로 ‘다층’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지옥에 다녀 오다’ ‘나만 몰랐나 봐’ 등을 냈고, 문예지 ‘엄브렐라’ 발행인 겸 주간으로 활동 중이다. 이 시집에는 ‘참회록’을 제목으로 한 연작시가 많이 실렸다. 그래서 참회록의 시집이다.

참회록은 시인의 자화상이자 세상 모든 물질과 소통하는 시공간적 대화이다. 시 속에는 일상과 삶의 파괴와 사랑과 아쉬움이 있다. 시인이 빚어놓은 주술사적 언어 세계가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 임란 때 빼앗긴 진주 연지사 종

- 연지사 종의 맥놀이/하아무 지음/김순영 그림/고래책빵/1만2000원

임진왜란 때 일본에 빼앗겨 아직도 찾아오지 못한 연지사 종과 당시 일본의 침략에 맞선 백성의 모습을 그린 역사 동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가 기획하고,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인 하아무 작가가 글을 썼다. 경남 진주에 있었다는 연지사는 현재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

연지사 종은 통일신라 때인 833년에 만들어진 범종이다. 아름다운 종소리(맥놀이)가 삼천리에 퍼져나갈 만큼 신비했고 백성들은 종에 소원을 빌며 위로받았다고 한다.


# 가부장시대 조선 여성들의 삶

- 사라진 소녀들의 숲/허주은 지음/창비/1만7000원

15세기 초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허주은 작가는 한국 역사·문화에 바탕을 둔 작품 분위기, 탄탄한 서사 속에 치밀한 미스터리 장치를 가미한 필력으로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 소설 역시 2021년 북미에서 먼저 출간됐다. 미국도서관협회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소설에 선정되는 등 국내 출간 전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조선 세종대까지 존재했던 공녀 제도에 얽힌 제주 한 마을의 비극, 비극에 휘말린 가족사 등 가부장 시대 조선 여성들의 삶을 다층적으로 엮어냈다.


# 亞 선진문명이 유럽에 준 영향

- 역사와 과학/한헌수, 임종권 지음/인문서원/3만8000원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은 과학기술의 놀라운 성취에서 비롯됐다. 이제 과학이 우리를 어떤 미래로 이끌지에 관한 담론이 필요하다. 인문학자(임종권)와 공학자(한헌수)가 융합 관점에서 인류 1만 년 역사를 개괄하고 현대 과학이 인류 역사를 더 발전시킬 것인지, 파괴할 것인지에 관한 답을 제시한다. 또한 중국과 인도, 아랍의 선진 문명이 어떻게 유럽으로 전파돼 크나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 서구적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인류 문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열어준다.


# 민주화 운동 알린 지명관 선생

- TK생 지명관 “아시아로부터의 통신”/서정민 편역/동연/1만5000원

1973~1988년 일본의 지성지 ‘세까이’에 한국의 군사통치와 민주화투쟁을 알리는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이 연재됐다. 2003년 지명관 선생이 자신이 숨은 필자 ‘TK생’임을 밝혀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됐다. 지명관은 덕성여대 교수와 ‘사상계’ 주간으로 활동하며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펼치다 1972년 일본으로 갔다. 1993년 귀국해 한림대 석좌교수,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장 등을 지냈다. 2022년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일본인과 한국인이 한국 민주화와 한일관계의 진정한 가교를 위해 살다 간 지명관을 추모하는 문집이다.


# 불편하다고? 참지말고 소리쳐!

- 물러서지 않는 프로불평러의 반항의 기술/러비 아자이 존스 지음/김재경 옮김·온워드/1만7000원

“나는 누군가 내 온라인 공간에 헛소리를 올리면 망설임 없이 삭제해버린다. 헛소리가 보이면 바로 차단하고 스팸 신고를 하며 다시는 댓글을 못 달게 만든다. 누가 내 앞에 찌꺼기를 던져놓고 간다고 내가 그걸 주워 삼켜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 불편함을 참고, 겸손한 자세로 양보하느라 속이 문드러진 사람들에게 저자가 소리친다. “누구 좋으라고 참아요.” 우리가 정작 친절하게 대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다. 이 책은 ‘두려움 극복 매뉴얼’이다. 저자는 근거 없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집어던지고 자신을 담대하게 드러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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