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가 주목한 신예감독 “메이드 인 부산영화 지원 다변화 되길”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섹션 초청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2-10-10 19:28:50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길고 재미없는 영화…’의 윤지혜 감독

- 부산 고유의 공간성 제작 도움돼
- 배우 등 인력 구성에는 어려움도
- 공포물 꼭 한 번 도전해보고파

# ‘기행’의 이하람 감독

- 요리사로 일하다가 메가폰 잡아
- 스마트폰으로 전 과정 촬영·편집
- 박찬욱 계보 잇는 감독 되고싶어

“야구로 치면 7회 말 만루 상황에 신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놓은 상황 같아요. 실력을 인정 받은 것도 맞고, 좋은 기회인 것도 맞지만 홈런을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부담도 되죠”. (윤지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된 ‘기행’의 이하람(왼쪽) 감독과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의 윤지혜 감독. 부산 출신인 두 신예 감독은 100% 부산에서 기획 제작 촬영한 첫 장편 영화로 BIFF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원준 기자
“내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 봤어요. 이렇게 큰 영화제에 초청 받을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막상 첫 번째 상영을 앞두곤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이하람)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된 윤지혜 이하람 감독의 ‘기대 반 부담 반’ 소감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두 감독은 생애 첫 장편영화를 부산에서 100% 제작해 BIFF에 초청됐다. 그러나 마냥 즐겁기보다는 기쁨과 부담이 뒤섞인 마음이 훨씬 크다.

윤 감독과 이 감독은 각각 장편 데뷔작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와 ‘기행’으로 올해 BIFF에 초청받았다.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는 이별한 여주인공이 작업 중인 영화 현장에 들어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행’은 천국과 지옥에 관한 이야기다. 맹인인 할머니와 함께 사는 벙어리 소년이 주인공이다. 탈영병이 소년의 죽을 훔쳐먹고 소년은 굶어 죽게 된다. 이후 처녀귀신이 나타나 소년을 구원한다.

■각자 다른 길로 다다른 영화의 세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된 이하람 감독의 ‘기행’ 스틸컷. BIFF 제공
서로의 팬이라 칭하는 두 감독의 인터뷰는 딱딱하기보다 보다 서로의 ‘팬심’을 자랑하는 분위기였다.

“이하람 감독을 정말 만나보고 싶었어요. 감독들 사이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손꼽힌답니다”. 윤지혜 감독의 말이다.

‘화제의 인물’ 답게 이하람 감독의 이력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올해 41세인 이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 성북초와 부산동중 부산경호고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일식 요리사로 일했다. 그러던 그는 10여 년간 일하던 요리사를 그만두고 2020년 메가폰을 잡았다. 흔한 교육기관의 교육조차 없이 시나리오 기획부터 촬영 제작 미술 후반작업까지 혼자 담당했다. 누구나 질 높은 촬영장비를 사용하는 시기이지만 ‘아이폰’ 단 하나로 모든 영화를 촬영했다.

이 감독은 “마흔이 다 되어 처음 영화를 만들려 하다 보니 누가 과연 투자 해줄까 걱정됐다. 공모전에 출품하려 생각했는데 지원을 못 받아도 꼭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수중에 있는 돈 900만 원을 털어 영화를 만들다 보니 예산 탓에 열악한 작업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도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들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박찬욱 감독은 1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받았더라. 후회가 된다”면서 웃었다.

윤지혜 감독은 반대로 탄탄히 체계적으로 영화 교육을 받았다. 27세인 윤 감독은 부산 송운초를 졸업해 학산여중 대명여고를 거쳐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영화의전당 워크숍을 거쳐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 신진영화인 영화제작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첫 장편을 제작했다.

윤 감독은 “너무도 평범하게 영화를 공부한 학생이다. 이 감독에 비해선 너무 평범하다”면서도 “영화는 ‘이별’의 감정을 담고 싶어서 제작했다. 익숙한 소재인 만큼 이야기 자체보다 표현 방법에 집중해 제작했다. 공간에도 감정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에 감정을 담아내려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 부산 영화 위해 지원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된 윤지혜 감독의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스틸컷. BIFF 제공
부산에서 시나리오 작업부터 촬영 편집 후반작업까지 진행한 두 감독은 부산 영화제작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했다.

윤 감독은 “부산은 정말 촬영하기 좋은 도시다.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공간성이 있다. 이번 영화의 특징이 공간에 감정을 담아내는 것인데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인력 구성이 어려웠다. 스태프는 구할 수 있었지만 배우는 모시기 어려웠다. 서울에 많은 배우 인력을 구하는 게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장비 지원이나 교육지원 인력지원 등이 확대된다면 보다 부산의 창작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 역시 “5명가량 배우를 모집했다. 하지만 아역 배우인 김중훈 군을 제외하곤 모두 서울에서 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문을 구할 곳이 전혀 없어 답답했다. 영화를 교육 받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서 정말 많이 헤맸다. 멘토링 등의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두 감독은 각자의 포부를 내놓으며 영화 활동에 앞으로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장르물을 특히나 좋아한다. 그의 계보를 잇는 감독이 되고 싶다”면서 “현실적인 생각만 해서는 발전이 없더라. 자기 전에 항상 원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뱉은 말은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혼자만의 작품이 아닌 모두 합심해서 제작하는 극영화를 제작하고 싶다. 차기작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촬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당장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다. 하지만 공포물을 꼭 제작해보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부산을 벗어나 산 적이 없다. 하지만 영화 제작에 지역 제약은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찬욱이나 봉준호 같은 큰 감독이 목표라기보단 내 색깔을 기억하는 관객이 한 명이라도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화명신도시, 재건축 길 열렸다
  2. 2[뉴스 분석] 서울·대구 “도시철 노인연령 상향” 부산 “손실지원 법제화”
  3. 3터키·시리아 강진 사망 7800명 넘어 2만명 예상...'골든타임'↓
  4. 4낮 최고 11~14도...내일부터 비나 눈 내려 건조주의보 해제
  5. 5초등 5학년생, 멍든 채 집에서 사망… 친부·계모 긴급체포
  6. 6시티버스 연계 낙조투어 개발…서부산 관광 활기 안간힘
  7. 7신생아 떨어뜨린 조리원 간호사 등 3명 송치...원장 혐의 추가
  8. 8화명·금곡 7곳 270만㎡ 특례 가능…주거환경 개선 청신호
  9. 9오늘 국힘 출신 곽상도 대장동 업자 뇌물 수수 혐의 선고
  10. 10김기현 다시 안철수 오차범위 밖 앞서..."'윤-안 연대' 발언 영향?"
  1. 1김기현 다시 안철수 오차범위 밖 앞서..."'윤-안 연대' 발언 영향?"
  2. 2김기현의 반격…나경원 업고 안철수에 색깔론 공세
  3. 3김기현 안철수 엎치락뒤치락…金 45.3%-安 30.4% vs 安 35.5%-金 31.2%
  4. 4시민단체 “부울경 특별연합 폐기 반대”
  5. 5엑스포 특위 ‘프로 불참러’ 추경호, TK신공항 간담회는 참석
  6. 6“난방비 추경 어려워…요금 합리화TF 검토”
  7. 7“위법소지 많은 조합장선거 모든 방법 써서 단속”
  8. 8여야, 이상민 탄핵소추안 상정 두고 의장실서 치열...법리공방도
  9. 9與당권주자 첫 비전발표회…김 “당정 조화” 안 “수도권 탈환”
  10. 10김정은 딸과 또 동행, 후계구도 이대로 굳히나
  1. 1해운대·화명신도시, 재건축 길 열렸다
  2. 2시티버스 연계 낙조투어 개발…서부산 관광 활기 안간힘
  3. 3화명·금곡 7곳 270만㎡ 특례 가능…주거환경 개선 청신호
  4. 4당감1,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부산 첫 혜택…동래럭키도 재개
  5. 5HJ중공업, 한국에너지공대 캠퍼스 조성공사 수주
  6. 6부산 경유 가격, 11개월 만에 ℓ당 1500원대로 하락
  7. 7챗GPT가 불붙인 AI챗봇 전쟁…구글 “한 판 붙자”
  8. 8"종부세 너무 많다"…지난해 분납 신청자 7만 명 육박
  9. 9시장금리 내리는데…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잇단 인상
  10. 10폭스바겐·벤츠·포드 등 무더기 시정조치(리콜)
  1. 1[뉴스 분석] 서울·대구 “도시철 노인연령 상향” 부산 “손실지원 법제화”
  2. 2낮 최고 11~14도...내일부터 비나 눈 내려 건조주의보 해제
  3. 3초등 5학년생, 멍든 채 집에서 사망… 친부·계모 긴급체포
  4. 4신생아 떨어뜨린 조리원 간호사 등 3명 송치...원장 혐의 추가
  5. 5오늘 국힘 출신 곽상도 대장동 업자 뇌물 수수 혐의 선고
  6. 640년 음지생활 청산,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 천사로 훨훨
  7. 7산림 훼손이냐, 보존이냐…민간공원 특례사업 딜레마
  8. 8부산 블록체인 기반 자원봉사은행 속도…올해 플랫폼 구축
  9. 9대학교 옥상 가건물서 불…인명피해 없어
  10. 10신생아 낙상사고 발생한 산후조리원 원장 등 3명 송치
  1. 1최악 땐 EPL 퇴출…맨시티, 독이 된 오일머니
  2. 2“쥑이네” 배영수 극찬 이끈 이민석…노진혁은 노하우 대방출
  3. 3우승 상금만 45억…첫승 사냥 김주형, 랭킹 ‘빅3’ 넘어라
  4. 4캡틴 손흥민, ‘아시아 발롱도르’ 6년 연속 수상
  5. 543세 로즈 ‘부활의 샷’…4년 만에 PGA 우승
  6. 6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7. 7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8. 8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9. 9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10. 10‘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말 모양 허리띠 고리
박선정 소장의 달리 인문여행
봄을 갈망한 저항도시…카프카·쿤데라 낳은 문학도시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기와 친구가 되고싶은 유령 外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맛 기억하다 /김수엽
그림 세계 /주강식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교섭’의 임순례 감독
‘영웅’의 나문희·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작품 홍보 인터뷰도 못 나온다고요? 주연배우의 책임감 아쉽다
아바타2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아이맥스? 3D? 뭘로 즐길까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봄날의 장단을 좋아하나요
“첼로 심준호, 일렉 기타처럼 파격 연주…부산시향과 협연 코로나 탓 미뤄졌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제도권 밖 돌봄 선생님, 공동체 소멸에 맞선 삶
'유랑의 달'…일본사회 ‘질서의식’ 바라보는 재일동포 감독의 시선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8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7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짝짓기 리얼리티 ‘나는 SOLO’
김일두×HIPE ‘자율신경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8일(음력 1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7일(음력 1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하서 김인후가 정월대보름날 밤에 쓴 시
잠의 효율성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한 권상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