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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향 연주로 제 곡 알리게 돼 행복하네요”

부산시향 첫 위촉작곡가로 선정된 노재봉 씨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01-02 19:26:0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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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음악학과 출신 작곡가
- 오케스트라 신작 ‘모리’로 선발
- 6월 시향 정기연주서 베일 벗어
- “지역 음악가에 기회 제공 감사
- 즐겁게 예술 창작 해가고 싶다”

“처음 선발 소식을 들었을 때 말 그대로 정말 놀랐습니다. 경쟁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잊고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곡만 썼습니다. 저의 첫 오케스트라 연주를 부산시향을 통해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첫 위촉작곡가로 최종 선정된 노재봉 작곡가가 지난달 29일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올해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첫 위촉작곡가로 선정된 노재봉(27) 작곡가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부산대 음악학과를 졸업한 신진작곡가로, 지난해 9월 금정문화회관에서 제1회 노재봉 작곡 발표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부산시향은 부산 출신 작곡가들의 창작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수작곡가를 발굴하기 위해 위촉작곡가 제도를 만들었다. 노 작곡가는 서류 면접 오케스트라 리딩 총 세 단계의 심사를 거쳐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종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부산시향의 지난해 ‘올해의 예술가’인 김택수 작곡가가 선발위원장 및 마스터 클래스 강사를 맡았다.

“마지막 관문인 오케스트라 리딩을 위해선 새 작품을 써야 했어요. 작품 ‘모리(morii)’는 제가 두 번째로 쓴 오케스트라 곡이고, 연주로 들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부산시향의 리딩만으로도 아주 큰 공부가 됐어요.”

오케스트라 리딩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창작곡 악보 초본을 실제로 연주하는 과정을 말한다. 작곡가가 써 내려간 악보 속 음표가 처음으로 생명력을 부여받는 순간이다.

부산시향 관계자는 “작품 ‘모리’는 현대적인 감각과 거시적 짜임새와 디테일을 잘 다듬은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작품 모리는 ‘사라져가는 경험 혹은 시절을 잡아두고픈 욕망’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노 작곡가는 “1악장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치 행진과도 같은 시선을 다루고, 2악장은 1930년대의 재즈 스탠더드 곡을 인용해 향수에 흠뻑 빠지며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줬다”면서 “앞으로 수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3악장은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모리’는 오는 6월 부산시향 정기연주회에서 베일을 벗는다.

노 작곡가는 “부산을 대표하는 관현악단에서 새로이 작곡가를 발굴해 신작을 위촉하는 일은 대단히 의미 있다”며 “부산시향이 지역 작곡가들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줘서 감사하고 이를 계기로 젊은 작곡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위촉작곡가 제도 역시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는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그는 “행복한 작곡가가 되는 것”이라는 명쾌한 답을 내놨다. “예술 창작 과정은 항상 고통스럽고 스트레스를 통해 작품이 나오는 게 정답인 것처럼 다뤄집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합니다. 충분히 행복하고 안정적인 마음으로도 창작할 수 있고, 오히려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웃음)” 벌써 그의 신작이 기대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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