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유네스코 기념인물 선정
- 한국순교자박물관 연말까지
- 삽화·그림 통해 그의 생애 전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2021 세계기념인물’ 선정을 기념하는 전시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자리한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은 오는 12월 31일까지 2층 전시실에서 특별전 ‘내면의 목소리를 신앙의 목소리로’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주간지 ‘Le Plerin 르 펠르항’에 김대건 신부의 순교 장면을 묘사한 삽화가 실렸다.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 다루는 김대건 신부는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란 점에서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충청남도 당진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1831년 조선교구가 만들어진 이후 프랑스 출신 모방 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발탁돼 마카오에서 철학·신학을 공부했다. 1844년에 부제가 됐고, 1845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은 천주교에 관대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그 이념이 기존의 신분질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100년간 모진 박해를 가했다. 김대건 신부 또한 또한 엄혹한 시기에 선교사 입국 통로 개척을 비롯한 사목활동을 펴다 붙잡혀 1846년 25살의 나이에 순교한다.

이처럼 김대건 신부가 성직자로 활동한 건 1년여에 불과했지만, 목숨을 바쳐 투철한 신앙심을 증명하고 사랑 평등 인간존엄의 보편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1884년 로마교황청은 김대건 신부를 성인으로 선포했고, 2019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2021 세계기념인물’에도 올랐다. 국내에서는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유네스코 기념의 해로 선정된 이후 세 번째다.

올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에 발맞춰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이 마련한 전시는 그의 생애를 되짚어보고,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실을 찾으면 김대건 신부가 생전에 쓴 편지(사본)부터 프랑스 주간지 ‘Le Plerin(르 펠르항)’에 실린 순교 장면(삽화), 탁희성 화백의 그림, 1950~1960년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공예품(‘대한민국 각종 풍속’) 등 200여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장 배선영 노엘라 수녀는 “조선의 첫 사제, 청년 김대건의 사제서품으로 한국 천주교회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게 됐다”며 “성 김대건 신부님이 가신 그 길을 서한을 통해 추체험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