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의 건국 영웅 로물루스
- 퀴리누스로 신격화하는 등
- 그리스신 대응체 없는 신 다수

로마가 기원전 146년 그리스를 정복한 후 이탈리아 토속 신화, 원시 종교, 그리스신화와 문화, 유럽 신화가 서로 녹아들고 새 신이 생겼다. 전체 신 숫자도 늘었다. 하지만 그리스신화가 여전히 우세하다. ‘로마그리스신화’란 표현은 어색하게 들린다.

	그리스신화에는 없는 로마신화 야누스신. 오른쪽 사진은 로마신화 아테나.

로마신 이름은 이렇다(그리스어-로마어-영어 순). 제우스-유피테르-주피터, 헤라-유노-주노, 포세이돈-넵투누스-넵튠, 아테나-미네르바-미네르바, 아프로디테-베누스-비너스, 하데스-플루톤-플루토, 헤르메스-메르쿠리우스-머큐리, 아레스-마르스-마스, 아폴론-아폴로-아폴로, 데메테르-케레스-서레스,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벌컨, 디오니소스-바쿠스-바커스.

로마신은 그리스신보다 구체·실용화 경향을 보인다. 로마 공화정이 법치를 중시해 그렇다. 가령, 비리프라카는 부부 싸움을 관장하는 여신. 이 신상 앞에서 사이가 나빠진 부부가 각각 하소연했다고 한다. 콘코르디아는 평민·귀족 간 마찰을 중재해주는 신이다. 로마신도 그리스신처럼 인격신이다. 로마신 역할은 그리스신 그것과 다소 다르다.

로마신화 속 ‘아벤티노 언덕의 3신’은 리베르(디오니소스) 케레스(데메테르) 리베라(페르세포네)를 말한다. 리베라는 리베르 아내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 3신은 평민 수호신이다. 귀족 수호신은 ‘카피톨리노 언덕의 3신’, 유피테르(제우스) 유노(헤라) 미네르바(아테나)이다.

야누스는 새 로마신. 문을 지키는 신으로 두 개 얼굴을 가졌다. 고대 로마인은 문은 앞뒤가 없다고 생각했다. 문은 시작을 뜻해 야누스는 1순위로 제물을 받았다. 1월은 라틴어 어원으로 ‘야누스의 달’. 로마를 세운 전설 속 왕인 로물루스를 사비니인이 공격하자 야누스가 도와주었다는 얘기.

로마인들은 정령인 누멘(Numen)을 믿었다. 로마신 플로라는 그리스신 클로리스(니오베 딸과 이름이 같다)에 해당한다. 보티첼리가 그린 명화 ‘비너스의 탄생’을 보면, 제피로스(서풍의 신) 옆에서 꽃잎을 뿌리는 여신으로 나온다. 유스티티아는 정의를 관장하는 여신. 흔히 유럽 법조 건물 앞에 보이는, 양손에 각각 저울과 칼을 든 동상이 그녀다. 리베르타스는 자유를 수호하는 여신으로 프리기아 모자를 쓰고 장대를 손에 쥐었다.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도 이 계통. 퀴리누스도 야누스처럼 그리스신화에서 대응체가 없는 신이다. 로마 건국 영웅인 로물루스를 신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