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고의 브런치콘서트 '한낮의 유U;콘서트'(이하 유콘서트)가 서정성 짙은 노랫말이 돋보이는 선율을 앞세워 서면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유콘서트는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호텔 아트홀에서 가수 이동원을 비롯해 소프라노 구민영 왕기헌, 바리톤 양재원, 테너 장진규 등을 초청해 102번째 공연을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다음 달부터 영화의전당으로 장소를 옮기는 유콘서트의 서면 고별 무대여서 의미가 각별했다. 유콘서트를 거의 빠지지 않고 찾는다는 하민지(37·부산 부산진구 범전동) 씨는 "영화의전당 대강당 무대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날 무대에서 이동원이 단연 주목받았다. 모처럼 부산 관객과 만난 이동원은 서정시인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향수', '이별노래', '길' 등 주옥같은 명곡을 통해 음유시인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1970년 솔로로 데뷔한 이후 객석을 항상 지켜온 예인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월에는 노래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노스텔지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동원은 이날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인 '이별노래', '가을편지' 등을 들려줬으며, 테너 장진규와 함께 무대에 올라 명곡 '향수'를 멋진 앙상블로 선보여 추석 연휴를 앞둔 관객들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했다.

유콘서트는 다음 회부터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대강당으로 무대를 옮긴다. 유콘서트 음악감독 박성완(부산대 음악학과 명예교수) 지휘자는 이를 기념해 KPO(Kookje Promusica Orchestra)와 함께 이별을 주제로 하는 아리아, 민요, 교향곡 등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으며 센텀시대를 여는 기념으로 스타워즈 주제곡 등 영화음악 메들리를 공연의 마지막에 배치했다.

소프라노 구민영 왕기헌, 베리스바리톤 양재원, 테너 장진규는 '이별의 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떠나가는 배' 등 이별의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담은 명곡을 KPO와의 협연을 통해 차례로 들려줬다. 가슴 뭉클한 멜로디에 객석은 잠시 들뜬 분위기였다.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을 들려줄 때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한 명씩 악기를 들고 무대를 떠나는 모습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어리둥절함과 웃음을 안겨줬다. 이는 원곡의 유래와 관련이 깊다. 하이든이 이 곡을 완성한 것은 1772년. 당시 하이든이 모시던 후작이 빨리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었던 단원들에게 휴가를 주지 않자 하이든은 이 곡을 만들어 후작에게 호소했다고 한다. 단원들이 자신의 담당 연주를 끝내고 퇴장하자 후작이 단원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휴가를 허락했던 이야기가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