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협의 걸림돌…예산도 빠듯

대한민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한국추진위원회가 발족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한국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38명으로 추진위원을 구성해 발족식을 했다. 위원장은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남송우 부산문화재단 대표가 맡았다.

문제는 추진위의 하부기관이면서 실질적으로 기록유산 등재를 주도할 학술위원회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선통신사를 연구하는 교수와 연구자 등으로 10명의 학술위원 진용을 갖췄으나 이들을 이끌어갈 학술위원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부산문화재단과 학계에서는 강남주 전 부산문화재단 대표를 학술위원장으로 추대하려고 접촉했다. 하지만 강 전 대표가 건강 등 이유로 고사하면서 아직 학술위원장 자리는 공석이다. 한 학술위원은 "일본 측 학술위원장으로 일본 최고 권위자인 나카오 히로시 전 교토조형예술대학 객원교수가 활동하기 때문에 강 전 대표가 적합하다고 보고 학술위원장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장 1차 한일 공동학술위원회가 오는 8월 시모노세키에서 열리고 11월 카와고에서 연고지전국교류대회를 할 때도 학술위원들의 교류가 예정돼 있어 학술위원장 자리를 더는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학술위원회 활동을 지원할 예산 부족이다. 조선통신사와 관련한 기록물 등재를 위해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야 한다. 이는 학술위원의 손만으로는 어렵다. 학술위원 대부분이 교수이기 때문에 조선통신사에 전적으로 매달리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용역을 발주해 연구하는 것이 적절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예산이 없다. 올해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해 배정된 예산은 3500만 원으로 추진위원회 행사 치르기에도 빠듯하다.

2016년 3월 한일 공동으로 등재 신청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한국 기록물을 정리하고 일본과 협의도 해야 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세월호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지난달 개최하려던 조선통신사 축제를 취소했다. 축제를 위해 배정된 예산이 남아 있는데 이를 학술위원회 용역에 투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 부분은 부산시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