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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재동의 아동문학 세상 <20> 늑대 왕 로보와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사실적인 동물 이야기로 동심 자극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8-09 20:59:5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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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이 그린 동물 삽화.
- 캐나다 개척지서 자란 작가
- 산골서 요양하며 관찰·스케치
- 최고 작품 '커람포우의 왕 로보'
- 직접 체험한 내용 소재로 삼아

동물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이다.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캐나다는 동물 이야기 작가를 많이 배출했는데,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은 마셜 손더스, 찰스 G. D 로버츠 등과 함께 캐나다가 낳은 위대한 동물 이야기 작가이다.

동물의 생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실적 동물 이야기인 시턴의 '동물기'는 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작이다. 화가이자 박물학자인 시턴은 영국의 더럼 주 사우스시츠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스코틀랜드인으로 해운 대리점이 가업이었다. 14명의 형제 중 시턴은 둘째였다. 1866년 시턴이 6세가 되던 해 가세가 기운 시턴 일가는 캐나다 개척지로 이주했다.

그는 개척지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고 캐나다의 대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70년 토론토로 이사하였으며 토론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장학금을 받으려고 지나치게 공부한 결과 건강을 해쳐 산골의 농장에서 요양하며 숲 속의 동물들과 친숙해졌다. 건강을 회복하자 아버지의 권유로 그림 공부에 정진했으며, 온타리오의 미술학교에 입학했다. 미술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미술학교에 입학했다. 21세에 건강이 나빠져 캐나다로 돌아와 산골 농장을 경영하던 형의 집에서 일을 도우면서 동물들을 관찰하고 스케치하는 일을 계속했다.

1894년 31세 때 뉴멕시코에서 직접 체험한 이야기인 '늑대왕 로보'를 잡지에 발표하면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자극을 받아 시턴은 계속 동물 이야기를 쓰는데, 대개 자신이 직접 체험한 내용이었다. 1898년에 자신이 삽화를 그린 '내가 알고 있는 야생 동물'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을 출판했다. 이 책이 시턴의 대표작이기도 하고 그를 일약 동물 작가로 인정받게 한 저서이기도 하다. 그는 계속해서 개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단편 형태의 소설로 썼다. 1900년에는 곰 와브의 일생을 그린 '그리즐리 전기'를, 1904년에는 '큰 곰 모나크'을 각각 출간했다. 그는 작가 생활 50년을 통해 동물 이야기 30편을 썼으며 이들을 통틀어 시턴의 '동물기'라 부른다. 이 밖에도 시턴은 동물에 대한 학문적 저서도 발간했는데, 책은 모두 저자가 직접 삽화를 그려 넣었다. 만년에는 뉴멕시코의 산타페에서 기거하다가 1946년 10월 23일 86년간의 생애를 마쳤다.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시턴의 '동물기' 중에서도 '커람포우의 왕 로보' '산토끼 영웅 리틀 워호스' '지혜로운 까마귀 실스팟' '야성의 개 빙고' '고독한 회색 곰 왑의 일생' '용맹한 개 스냅' '엄마 여우 빅스의 마지막 선택' '비둘기 야노스의 마지막 귀향' '소년을 사랑한 늑대' '햐얀 순록의 전설' '소년과 살쾡이' '야생마 페이서의 최후' '위대한 늑대 빌리의 승리' '솜꼬리 토끼 래길럭의 모험' '충직한 양치기 개 울리' '빈민가의 길고양이' '목도리 들꿩 레드러프의 비극' '샌드힐의 수사슴' '늑대왕 쿠르토' 등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 중에서도 '커람포우의 왕 로보'는 '동물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1890년대 미국 뉴멕시코에서 늙었지만, 몸집이 크고 영리한 로보가 이끄는 늑대 무리가 2년 동안 2000마리가 넘는 소, 양 등의 가축을 해친 일이 있었다. 로보를 잡는 늑대 사냥에 참여한 시턴이 그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이야기로 묶어냈다. 로보를 잡으러 많은 사냥꾼이 몰려오지만, 로보는 교묘하게 덫을 피하면서 사냥꾼들을 비웃었다. 시턴이 와서 여러 방법을 써 보았으나 결과는 다를 것이 없었다. 시턴은 오랜 시간에 걸쳐 로보의 발자국과 습성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대장인 로보에 앞서 항상 먼저 나타나는 늑대가 있었다.

   
시턴은 질 좋은 송아지를 잡아 온 몸에 독을 칠하고, 머리는 독을 칠하지 않은 채 따로 떼서 아무렇게 버려두었다. 다음 날 머리 부근에 설치한 덫에 로보의 아내인 비앙카가 잡혀 있었다. 아무렇게나 버려둔 송아지의 머리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였다. 비앙카는 끌려오던 도중 죽고 말았다. 그 후 로보는 복수라도 하듯 목장의 동물들을 마구 죽이기 시작했다. 시턴은 130개의 덫을 설치하고 주변에 아내 비앙카의 발자국을 찍어 놓았다. 아내의 발자국을 본 로보는 미친 듯이 날뛰다가 결국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사슬에 묶여 우리 안에 갇힌 로보는 음식을 거부하고 마침내 굶어 죽었다. 시턴은 비앙카 옆에 로보를 묻어주고 이야기를 끝냈다. 시턴의 동물들은 삶이 모두 이렇게 비극적이다.

'지구는 사람만이 사는 별이 아니다. 그리고 자연은 사람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사람은 자연이 없다면 존재할 수가 없다'고 한 시턴은 누구보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선각자로서, 그의 자연애호 정신은 '동물기'를 통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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