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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골목을 독서운동이 폭발하는 진원지로 만들자"

보수동 책방골목 발전 간담회 현장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   입력 : 2013-07-23 19:25:5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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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지난 22일 오후 부산 중구 보수동 북카페 우리글방에서 보수동 책방골목에 대한 문화사적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잘 보존하고 키워내기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부산·서울 문화 지식인 41명 참가
- 민간 후원조직 '보사모' 출범 선언

- 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 부산항에 '책의 배' 도입도 강조

- 이재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 "광복 70주년 기획 보수동 담을 것"

지난 22일 오후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우리글방'에서 부산(25명)과 서울(16명)의 문화·지식인과 헌책방 주인 등 40여 명이 모여 펼친 '보수동 책방골목 발전 방안에 대한 간담회'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책 읽기 문화와 관련해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총출동한 점도 눈길을 끌지만, 이 일대 책방골목 63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 차원의 전국 규모 후원 조직인 '보수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칭·보사모)이 탄생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파주 출판도시문화재단 김언호(한길사 대표) 이사장과 문옥희 우리글방 대표, 권영규 번영회장 등 보수동 책방골목의 헌책방 주인들이 이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대우서점 업주 김종훈 씨가 "우리 책방 주인들이 뭔가 공동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도 그러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니 어렵다. 서울의 '인사동 보존회'와 같은 외곽 지원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먼저 운을 뗐다. 이에 김언호 이사장이 즉석에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정식으로 제안하겠다. 바로 오늘 이곳에 온 사람들부터 그 모임을 만들자. 회원 수 늘리는 데도 모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40여 명의 참가자가 동의하고 이 조직의 출범을 선언했다.

김 이사장은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보고이자 정신사적 유산이다. 세계 유수의 책방골목을 순례하면서 보수동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결국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이토록 소중한 유산인 보수동 책방골목을 한국 독서운동이 폭발하는 진원지로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그는 "6·25전쟁기에 태동한 보수동 책방골목이 급변하는 세태 속에서도 전국 최고 최대의 헌책방 거리로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음으로써 부산이 '책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희망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부산항에 '책의 배'를 띄우자는 것도 보수동과 연계해 책과 관련한 부산의 이미지를 전국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은 "'책의 배'는 보수동 책방골목과 연계해 부산을 책 읽는 문화도시로 만드는 데 아주 좋은 생각이다. 부산시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 남송우 대표도 "보수동 책방골목의 전문화와 함께 부산항 '책의 배' 도입도 지역사회 전문가그룹과 함께 심도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언오 부산발전연구원장은 "보수동 책방골목이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모집 등 지역경제적 차원에서도 발전할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김윤환 영광도서 대표 등과 협의해 올가을 책방골목 축제 때 '헌책방에서 새책방까지'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연대 대표를 맡은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동에 와서 책을 읽고 책을 사는 서울발 부산행 독서열차를 도입해 독서순례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보수동 독서 순례 프로그램은 전국적인 독서순례프로그램의 출발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과 주경업 부산민학회장 등은 "이곳에서 책만 살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비밀스럽고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만 자라나는 세대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보수동 책방골목의 다양한 모습 촬영에 여념이 없었던 정지영 영화감독은 "개발 광풍에 휩쓸려 청계천 헌책방들이 속절없이 사라지는 것을 봤던 터라 보수동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부지런히 화면에 담았는데, 오늘 이야기를 들으니 그런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다"며 "보수동에서 대한민국의 책 읽기 문화가 부활하는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립기관장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재오 원장의 보수동 책방골목 지원 방안도 주목을 받았다. 이 원장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복 70년, 책이 말하다'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고무신, 라면 등 지난 70년 동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쳐온 재화와 문화적 산물 70개를 선정해 각각의 이야기를 70권의 책으로 펴내는 국가사업인데 오늘 보수동 골목을 둘러보고 이곳이야말로 광복 70년의 이야기가 응축된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보수동 이야기를 70권 중 한 권으로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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