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및 플래시 포워드 섹션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이 열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한국 배우 정우성(오른쪽)이 마이크를 들고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내외신 기자들 관심 집중

- 타르 감독 "독특한 스타일
- 느껴지는 작품 선택할 것"

- 길모어 작가 "위대한 영화는
- '심장이 쓰는 언어'로 만들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두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와 플래시 포워드. 올해는 특히 아시아권 경쟁섹션 뉴커런츠에 내외신의 관심이 집중됐다. 출품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는 작품 때문이라기보다 심사위원단의 화려한 진용 때문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전설적인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부터 '기적의 필름클럽'으로 유명한 캐나다 작가 데이비드 길모어,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일본 여성감독 가와세 나오미, 그리고 이날 적어도 한국 언론에게는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던 배우 정우성까지.

5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두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멕시코의 거장 감독 아르투로 립스테인과 변영주 감독이 포함된 플래시 포워드 심사위원단 회견에 이어 뉴커런츠 부문 회견이 시작되자 카메라 플래시가 어지럽게 터지기 시작했다.

정우성은 뉴커런츠 심사위원이 된 소감을 묻자 "오랜만에 BIFF를 찾은 것도 기쁜데 심사위원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며 "영화에 꿈을 품고 있는 만큼, 영화에 관해 깊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특히 존경하는 벨라 타르 감독님과 함께 심사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답했다. 심사 기준을 묻자 그는 "기준을 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모든 영화는 저마다 '다른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는데 그 세계가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벨라 타르와 데이비드 길모어는 기자단의 질문에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감독과 인기 작가답게 유려한 답변을 쏟아냈다. 먼저 타르 감독은 "역사·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른 영화를 단순비교할 만한 기준이 있을리 만무하다"면서도 "단, 좋은 영화에는 감독의 인간성·개인성이 벌거벗겨져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단 한 프레임만 봐도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 즉 '영화언어'가 느껴지는 작품을 기다린다. 그런 영화가 다가온다면 아마 우린 만장일치로 그 영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길모어 작가는 "아시아만의 감성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르면 모를수록 이색적이고 이국적이지만, 알면 알수록 이질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간의 본질과 감정은 근본적으로 같다. 언어가 다르다 해도 '심장이 쓰는 언어'는 모두 같은데, 위대한 영화는 이런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세계가 아시아에 원하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심사할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인의 파워를 느낀다"며 "여기서 파워란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심사위원은 이날부터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10작품을 차례로 관람한 뒤 조율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