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이어지는 뒤풀이 매력, 해외 영화인들도 마찬가지
- 서로 정보 교류해 비법 체크

부산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릴 때 부산에는 국내의 영화배우와 제작자 등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온다. 다양한 공식 행사를 가진 뒤에 밤새 이어지는 뒤풀이는 BIFF만의 매력이다. 영화제 기간 해운대 일대의 밤거리를 걷다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유명 배우를 우연히 만날 수 있는 행운도 가질 수 있다.

사정은 해외쪽도 비슷하다. 해외 영화인들이 각종 영화제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하는 약속은 "부산에서 한 잔하자"는 것이다. 해운대 바다라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안전하게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조건 때문이다. 영화제 역사가 축적되면서 해외 영화인들도 나름대로 정보교류를 통해 부산을 즐기는 비법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2009년 BIFF를 방문한 미국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왔다. 싱어 감독은 오픈 토크와 GV(관객과의 대화) 등 공식적인 행사를 각각 한 번씩 한 뒤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부산을 즐겼다. BIFF에서 제공하는 의전도 정중하게 사양해 조직위에서도 싱어 감독이 무엇을 하면서 부산에서 시간을 보냈는지 몰랐다.

지난해에도 영국에서 온 VIP 게스트는 해운대의 한 극장에서 공식 행사에 참가한 뒤에 수행원과 차량을 돌려보낸 채 혼자 걸어서 해운대 구경을 다니기도 했다. 또 초창기부터 BIFF와 인연을 맺어온 해외 게스트들은 남포동과 자갈치시장 등 부산 만의 정취를 잊지 못해 공식 행사가 없는 날에 스스로 찾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이제는 BIFF조직위에서 별도의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해외 게스트들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충분히 부산을 즐기는 법을 알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