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와 별도로 자막 만들어 빔프로젝트로 스크린에 쏴
자막은 상당히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아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 내에서는 '어둠의 자식들'로 불린다. BIFF내에는 자막을 전담하는 자막팀이 따로 활동한다. 이들은 크게 통역가와 서포터로 나뉜다. 통역은 말 그대로 외국어를 우리 말로 옮기는 작업을 말한다. 서포터의 가장 큰 임무는 자막을 띄우는 일이다.
BIFF에서 상영되는 영화 프린트에는 자막을 입히지 않는다. 별도로 만들어 놓은 한글·영문 자막을 극장 내에서 서포터가 빔프로젝트로 스크린에 쏜다. 그러면 스크린의 영화 화면 오른쪽에 한글 화면이 뜨게 된다. 완전 수동이다. 서포터는 영화 화면에 맞게 계속 자막을 띄워야 한다. 틀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에 맡긴다. 이 때문에 서포터는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BIFF전에 해외 영화사들은 자막 작업을 위해 DVD와 대본을 먼저 보낸다. 그러면 서포터가 DVD를 보면서 영화를 초 단위로 나눈다. 자막을 넣기 위해서다. 그런 작업을 한 뒤 통역가에게 보내면 통역가는 분할한 장면에 맞게 대본을 보면서 번역 작업을 진행한다.
BIFF내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들을 번역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를 다 통역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영화사에 영어 대본을 요구한다. 대부분 영어 대본을 보내오지만 아주 드물게 없을 때도 있어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어려움은 또 있다. 미리 받은 DVD와 대본으로 자막 작업을 끝냈는데 정작 프린트가 왔을 때는 편집으로 영화가 달라진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진땀을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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