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상영될 송일곤 감독의 작품 '오직 그대만'의 한 장면. BIFF 제공

- 매년 2000~3000편 출품
- 프로그래머들 작품 선별, 집행부와 논의 후 결정

다음 달 6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막이 오른다. 지난해까지 15회를 거치면서 BIFF에 관한 주옥같은 기사와 이야기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시네필들에게는 아직도 궁금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본지는 올해 개막전까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BIFF 이면을 소개한다. 이름하여 'BIFF 속이야기'이다.

해마다 영화제 개막 한 달 전에 BIFF 조직위원회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개·폐막작과 일반 상영작들을 소개한다. 개·폐막작은 영화제의 얼굴이고 상영작은 영화제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렇다면 해마다 어떻게 300편이 넘는 작품들을 선정할까.

먼저 상영작부터 보자. 대략 3가지 루트다. 첫 번째는 각 지역별 프로그래머가 해당 지역을 다니면서 부지런히 영화를 모은다. 특히 전세계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보물창고다. 여기서 각 국의 영화인들을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초청 작품을 선정한다. 두 번째는 출품이다. 어느덧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잡은 BIFF에 해마다 출품되는 작품은 2000~3000편이다. 각 프로그래머가 보고 걸러내야 한다. 이 작업도 만만찮다. 프로그래머들은 워낙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웬만한 작품은 초반 30분 만 보면 수준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추천이다. 그동안 구축한 세계 영화인들과의 네트워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경우 아시아권에서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놓았다. 그에게는 수많은 추천 작품이 몰려든다. 일본의 경우 극장 하나를 통째로 마련해 놓고 기다린다. 관객은 김지석 프로그래머 혼자다.

개·폐막작은 프로그래머 혼자서 결정하지 못한다. 전체 프로그래머와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가 모두 보고 논의한다. 선정에는 보이지 않는 룰이 있다. 너무 신인 감독은 안 되고 인지도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최근 한·중·일 감독들의 작품이 개·폐막작으로 많이 선정됐는데 지역적인 구분은 없다. 실제로 2008년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의 '스탈린의 선물'이었다.

개·폐막작 선정에 가장 중요한 잣대는 당연히 작품성이지만 별도로 꼭 따지는 것이 있다. 바로 작품의 일정이다. 아무로 뛰어난 작품이라도 개막식에 맞춰 상영할 수 없다면 제외된다. 그래서 개·폐막작 결정은 대부분 8월 중순 이후에 이뤄진다. 이것도 빠듯해 한국 감독 작품의 경우 완성 단계를 보지 못한채 결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