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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즉석 투표지발급 시스템, 본투표도 단계적 도입 검토를

전직 선관위 인사의 제도 개선 제언

  • 김재왕 전 부산시선관위 상임위원
  •  |   입력 : 2026-06-09 19:42:0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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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투표 시간 늘려 사전투표 보완
- 투표소별로 개표 땐 효율성 높여

선거는 민주주의 근간이며,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는 국가 운영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따라서 시대 변화와 현실 여건을 반영한 선거제도의 지속적 개선은 필수다.

첫째, 투표용지 인쇄·배부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예상 사전투표율과 최근 선거 투표율 등을 고려해 축소 인쇄 필요성이 인정되면 위원회 의결로 정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투표소별 사전투표율 차이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3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구 전체 투표율은 65.8%였으며, 이 가운데 사전투표율은 23.3%, 본투표율은 42.5%였다. 전체 유권자 수의 50%를 인쇄했다면 수치상 충분한 인쇄량이지만, 일부 투표소는 사전투표율이 현저히 낮고 본투표율이 높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투표소에서 운영 중인 투표용지 발급 시스템을 일반 투표소에도 단계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면 후보자 사퇴·사망 등이 있어도 기표란에 ‘사퇴’ ‘사망’으로 인쇄돼 사표를 방지할 수 있다. 불필요한 인쇄 비용을 줄이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사전투표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 사전투표제도는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을 확대하기 위해 부재자투표를 대체해 도입됐다. 폐지보다는 보완을 통한 발전적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군인 등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일반 유권자는 본투표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셋째, 개표 방식 개선으로 효율성과 신뢰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지금의 집중 개표 방식은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된다. 따라서 투표소 단위 현장 개표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투표소별 개표 결과가 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지나치게 드러내 사회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농어촌 지역 인구 감소와 선거 환경 변화 등으로 이런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 투표 종료 후 참관인과 경찰 입회 아래 현장에서 개표하고, 결과를 즉시 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전송한 뒤 실물 투표지는 별도로 이송해 재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시간 단축과 예산 절감, 투명성 제고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선관위 질의·응답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현행 선거법은 복잡하고 해석의 여지가 많은 규정이 적지 않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AI 기술을 활용한 통합 질의응답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고 일관된 답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현이나 가치 중립적 문구에 대해서까지 사후적·개별적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은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선관위는 무엇보다 금권선거, 허위 사실 공표, 불법 선거운동 등 선거의 공정성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투표 관리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선거일 전국 1만4000개가 넘는 투표 현장에서는 선관위 직원이 아닌 지자체 공무원 등 일시적으로 동원된 인력으로 투표 관리가 이뤄진다. 선관위와 정부(지자체) 간에 지금과는 다른 높은 단계의 인적·물적 협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범정부적 특단의 대책과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모든 제도는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지닌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개선 노력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다. 선거제도 또한 시대 변화와 국민의 요구에 맞춰 합리적으로 보완될 때 민주주의 기반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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