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논의가 여당 일부 의원의 해양수산 관련 기관 이전과 산업 집적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9일 해수부 부산 이전 관련 세 개의 특별법안(더불어민주당 김태선, 국민의힘 곽규택·조승환 의원 발의)을 상정했다. 그러나 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해수부 유관기관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양수산 공공기관 3분의 1이 부산에 있는데 관련 기관을 더 몰아주는 것은 불균형”이라며 “바다를 낀 다른 도시는 어쩌란 말이냐”고 어깃장을 놓았다. 이어 해수부 부산 이전만 찬성하는 것이지 해양수산 기관과 기업이 가는 것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해양수도 육성 정책이 일부 여당 의원의 지역 이기주의적 발언으로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해양수산소위를 주재하고 있다. 소위는 해수부특별법 심사를 시작했다. 김정록 기자

해수부 부산 이전은 단순한 부처 이전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정부는 북극항로 선점과 해양수산산업 집적화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판을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민적 공감 속에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이 소위에서 불균형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는 국정과제의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다. 해양수산 기능 집적은 부산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국적 해양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임을 도외시한 발언이다. 부산은 이미 해양금융·물류·에너지 분야에서 핵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해수부 이전은 이를 극대화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런데도 일부 의원이 “해수부 이전만 찬성한다”며 유관기관 이전을 배제하려는 것은 지역구 이해관계에 매몰된 근시안적 태도다.

이번 논란은 여야 대립이 아닌 여당 내부에서 비롯됐다. 국민의힘은 “해양수산산업 집적화로 글로벌 허브도시를 만들자”며 포괄적 지원을 주장한다. 민주당 일부는 부처 이전만 허용하자고 맞선다. 이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북극항로 선점을 위해 해수부 부산 이전을 첫 단추로 삼았다”고 강조한 것과 상반된다. 정부 계획은 한 부처 이전이 아니라 HMM 본사 이전, 해양수산기업 유치, 트라이포트 연계 등을 통해 부산을 해양경제의 중심으로 키우려는 종합 전략이다. 그런데도 여당 의원이 “집적이 과도하다”며 축소하려 든다면, 국정 운영의 이해 부족을 자인하는 셈이다.

여야는 특별법 시급성을 고려해 오는 16일 원포인트 소위를 열어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해양수산 기능 집적은 지역주의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역사적 과제다. 정부는 여당을 설득해 국정과제를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야당과 협력해 초당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지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해안 도시의 해양수산산업 육성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정과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