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북극항로 시대 대비 부산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부산시가 ‘부산 미래를 논하다 : 글로벌허브특별법으로 열어가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제로 입법 토론회를 마련했다. 해양수산부 및 해양수산 공공기관 부산 이전과 해운·물류 대기업 유치, 해사법원·동남권투자은행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한 해양수도 육성 방안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부산시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이끄는 날개를 달자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모경종(행정안전위원회) 의원이 유일하게 참석해 박수를 받았다. 특별법 제정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시발점이다. 이 법은 부산만의 특혜를 바라는 법이 아니다. 부산을 축으로 한 국가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법이다.

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부산시 공동 주최 ‘글로벌허브특별법으로 열어가는 북극항로 시대’ 토론회에서 이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안은 지난해 5월 부산 국회의원 18명 전원이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전재수 의원도 참여했다. 특별법은 여야 대치 정국 속에 협치의 상징이 돼야 한다.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신속한 행정절차, 글로벌 정주환경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달성에 필요한 법이다. 여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특별법은 지난달 26일 소관위인 행정안전위 법안소위에 상정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전북·강원·제주특별법을 통과시키려 한다. 이날 토론회를 열어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다른 법안보다 우선 논의해야 마땅하다. 먼저 발의된 법을 우선 처리하는 게 관례다.

국토균형발전은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추진됐다. 2019년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 및 세종시로 이전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 심화됐다.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바뀌지 않으면 추세 반전이 어렵다. 부산 등 대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인구 유입과 생산·고용 유발에 기여했다. 이전 효과가 큰 셈이다. 그러나 중소 혁신도시는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다수 지역에 공공기관이 분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못 낸 것이다. 이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 육성 정책은 결국 남부권을 국가 발전 견인차로 삼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은 저출생·고령화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포화상태인 수도권은 이제 더 성장하기 힘든 한계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가동해야 한다. 동남권을 포함한 남부권이야말로 제2 수도권을 육성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을 보유하고 있다. 배후에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조선과 포항 철강산업, 창원의 첨단 제조·방위산업 단지가 있다. 부산을 북극항로 거점도시로 육성한다면 수도권 못지않은 성장축을 이룰 수 있다. 남부권 육성의 거점도시인 부산을 글로벌허브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입법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