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경부선 철로 주변 시설물 안전점검을 하던 근로자를 치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19일 발생했다. 드러난 정황을 보면 이번 사고는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다. 산업재해를 줄일 대책을 강구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무색한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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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열차감시관이 전날 발생한 열차 사고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 감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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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근로자들은 코레일과 구조물 안전 점검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들은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구간에서 폭우로 생긴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점검하려고 이동 중이었다. 통상 선로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이 이동할 때는 철길이 아닌 노반(철도 궤도를 부설하기 위한 토대)을 따라 이동하는 게 기본이다. 노반에서 이동하면 사고 날 일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열차 통과 시간에 선로 주변을 걷고 있었다고 한다. 동행한 코레일 직원의 열차 감시 경보기는 제대로 작동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이 선로 주변을 걸었다는 점을 들어 현장 안전관리 소홀이나 대피 신호체계 오작동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한다.
사고 열차는 전기열차로 내연기관 열차에 비해 소음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열차가 진입할 때까지 근로자들이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측은 당초 계약에 없는 철도 주변 사면 점검을 하청업체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안전대책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청 직원들을 투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장 감독자가 철저하게 안전을 관리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사고다. 선로 작업 사망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2019년 10월 경남 밀양역 근처에서 작업자 3명이 선로 수평작업을 하다 열차 진입을 인지하지 못해 치여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서 코레일 측의 안전 불감증과 관리소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은 코레일 측과 하청업체 등이 철도안전법에 따른 안전조치를 지켰는지 살피고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하겠다.
올 들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사망사고 4건과 감전사고 1건, DL건설의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형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2016명이다. 경영 책임자에게 산재 형사 책임까지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으나 산재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안전 관리와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등 산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 근로자들도 안전 의식을 가지고 관련 장비를 잘 갖추고 작업해야 한다. 이달 중 감전 추락 등 사고로 숨진 근로자만 5명에 달한다. 이들은 절연장갑, 구명조끼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작업 현장에서 사업주가 안전모 외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 고용노동부는 장비 지급 및 착용과 관련한 현장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무궁화호 사고’를 계기로 후진적 산재 사고를 근절할 종합 대책을 내놓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