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경대가 ‘해양수산부 이전 대응 위원회’를 구성하고 가동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수산정책 어업 양식 해양 수산식품 조선해양기자재 등 6개 분과별 위원 구성을 끝냈다. 이어 다음 날 첫 회의를 열었다. 해수부 부산 이전 대응 전략과 주요 정책 과제를 제시할 계획이다. 국립한국해양대는 이달 중 ‘북극항로 추진단’을 출범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극지해양미래포럼과 함께 ‘북극항로 연관산업 발전 방안 기획위원회’도 띄웠다. 18개 단체로 구성된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는 지난달 7일 닻을 올렸다. 부산이 해양 중심도시로 거듭나는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해수부와 부산시는 북극항로 개척과 해수부 이전 작업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고 정책 개발과 실행 계획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행정기관·민간에 이어 대학까지 해양수도 육성에 총력을 펼치는 모양새다.

북극항로 연관산업 발전 방안 기획위원회에 참여한 기관과 업체 관계자 200여 명이 지난달 30일 부산시의회 대강당에서 세미나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국제신문DB

두 대학이 해양수도 건설에 적극 나서는 것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발판으로 대학을 키우고 부산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도라 하겠다. 부경대는 9월까지 ‘해수부 이전 대응 위원회’를 운영, 그 성과를 해수부에 제안한다. 지난달 21일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전망 포럼’에 이어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산 타운홀 미팅도 열었다. 수산과학대학 환경·해양대학 등 2개 단과대학과 18개 전공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국내 최고의 해양수산 관련 전문 대학임을 내세워 해양수도 부산 육성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해양대는 해사법원 설립과 관련해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 중이다. 다른 대학도 해양수도 육성과 관련해 기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이 해양수도 건설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관민에 더해 대학까지 나서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산은 해양수산 분야에서 수도권이 가지지 못한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항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이다. 세계 150여 개국 600여 항만과 연결돼 있다. 해양 특화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대학도 부산에 집적해 있다. 하지만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고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나온 게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정책협력 네트워크는 부산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해양 특화 정부 출연 7개 연구기관,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3개 지원기관 등 총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신해양수도 그랜드 디자인’ 전략을 마련하고 부산 먹거리가 될 해양 신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 네트워크는 구체적으로 국책과제 공동 기획, 기술사업화, 산업인력 공급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구호로 그칠 게 아니라 성과를 내야 한다.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비전을 제시한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흘렀다. 말로만 떠들던 해양수도를 이제는 실현해야 할 때다.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박차를 가하는 일은 부산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