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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여야…또 시한 넘긴 예산안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 의결’ 사문화…윤 대통령-야당 대화로 해법 찾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12-03 18:29:41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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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정부 예산안이 또 법정시한(2일)에 처리되지 못했다. 국민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아우성인데 여의도가 정쟁으로 날을 지샌 탓이다. 경기 부양과 민생에 써야 할 657조 원이 언제 국회 문 턱을 넘을지 현재는 기약하기 어렵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닷새 남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다룰 특별검사 도입을 강행할 태세다. 여당은 “거대 야당의 폭주”라고 반발한다. 야당의 잦은 탄핵 추진과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반복으로 ‘민생법안 시계’도 멈춘 지 오래다. 이래선 국민만 죽어난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발의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만 의결했다. ‘제2의 이태원 참사’ 방지법인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과 옥외광고물법(정당 현수막 난립 방지)·아동학대범죄처리법(교사 인권 보호) 개정안 같은 민생법안은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새해 예산안도 상정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카르텔’로 규정한 과학 연구개발(R&D)과 새만금 사업비를 두고 이견이 컸던 탓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을 의결’ 하도록 명시한 헌법 45조가 올해도 사문화 됐으니 ‘납세자는 안중에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편법 예산심의 역시 비판 받아 마땅하다. 여야는 그동안 ‘소(小)소위’를 가동해 예산안을 심사했다. 소소위는 비공개로 진행될뿐더러 속기록도 남기지 않는 ‘깜깜이’ 밀실 심사의 장이다. 그렇잖아도 ‘메가서울’ 같은 선심성 정책이 많아진 마당에 나랏돈 마저 부실하게 심사하니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예산안 처리가 무한정 늦어지는 경우다. 여야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감정이 격해진 상태다. 여기다 민주당은 ‘쌍특검’과 ‘해병대 채상병’ 국정조사를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벼르는 중이다. 윤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쓴다면 예산안 협의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된 이래 여야가 법정시한을 지킨 해는 두 번(2014·2020년) 뿐이다. 지난해에는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처리됐다.

꽉 막힌 정국을 풀려면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어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무슨 핑계를 대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1년 7개월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곧 이뤄질 개각은 국회 청문회가 필수 코스다. 이 대표 역시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 쌍특검·국정조사와 예산안을 분리해 대응하는 ‘결단’이 중도층을 잡는 올바른 방법일 수 있다. 그게 납세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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