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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탬퍼링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3-09-04 19:31:2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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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퍼링(tampering)’이 유행어로 떠올랐다. 지난 6월 시작해 지금까지 줄곧 이어지는 ‘피프티 피프티 사태’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빌보드와 걸그룹,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은 이해하기 힘든 만듦새로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법원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냈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8일 모두 기각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자신들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의 이 같은 결정이 나오자 같은 달 30일 즉시 항고했고, 본안 소송을 진행할 뜻을 명확히 했다.

그 직후 같은 달 31일 싱가포르의 대형 기업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를 이끄는 젊은 CEO 데이비드 용(David Yong·36) 대표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와 협약하고 100억 원 상당을 어트랙트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련의 소식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쉴 날이 없다.

‘자! 이제 그다음은 또 뭘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 전개 속에서 우리 곁으로 다가든 낱말이 탬퍼링이다. 이 단어가 낯설어 사전에서 원형인 ‘탬퍼(tamper)’를 찾아보니 ‘쓸데없는 참견을 하다’ ‘간섭하다’ ‘손대다’ ‘(원문의 글귀 등을) 함부로 변경하다’ ‘뇌물을 주다’ ‘매수하다’ ‘부정 수단을 쓰다’ 등 뜻이 나온다. 부정 뉘앙스가 아주 강하다.

탬퍼링은 원래 서구 프로 스포츠계에서 쓴 용어라고 한다. 계약기간이 남은 남의 팀 선수를 빼가려는 목적으로 몰래 접촉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대중예술계·연예계로 이 말이 넘어오면서 ‘전속기간 중 사전 접촉’을 뜻하는 용도로 쓰였고,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터지면서 ‘멤버 빼가기’ ‘다른 연예기획사에 적법하게 속한 대중예술인을 부당하게 빼가는 부정행위’라는 뜻으로 거의 일반화됐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놓고, 많은 이가 그 본질을 ‘탬퍼링’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현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가 애써 피프티 피프티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지원한 사실은 명백한데,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조짐을 보이자 다른 이들이 부당하게 빼가려 시도한 흐름으로 이 사태를 인식하는 여론이 높다. 탬퍼링을 방치하면 K-팝의 발판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걱정도 크다. 물론, 법적 분쟁 상태이므로 섣부르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업계와 국회도 탬퍼링 문제를 진단하겠다고 나선 만큼,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다린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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