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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국제영화제 재출범 수준의 혁신안 내놔야 할 때

오늘 임시 이사회 사태 변곡점될 듯…논의기구 구성 인적쇄신 등 필요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5-23 19:07:5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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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논란으로 영화계 안팎으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4일 비공개 임시 이사회를 연다. BIFF 사무국은 이사회의 공식 의결 안건은 없고, 현안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 문제, 새로 도입한 운영위원장 직제의 고수 여부, 올해 영화제 준비상황 점검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 이사회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BIFF 조직을 추스릴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이번 사태는 지난 9일 BIFF 공동위원장 체제 전환이 기폭제가 됐다. BIFF 이용관 이사장은 영화계와 BIFF 내외부 반대에도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사실상 이에 반발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 위원장은 이 이사장과 오석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위원장 측근으로 꼽힌다. 이 이사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사퇴 시기나 허 위원장의 복귀를 위한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아 외부 비판을 덮기 위한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이사장이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 이사장의 기자회견 이후 영화계에선 BIFF 운영의 쇄신 요구가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는 이 이사장의 즉각 사퇴와 조 위원장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어제 발표했다. 부산독립영화협회와 여성영화인모임 등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영화계에선 그동안 이 이사장의 독단과 조직 내 측근 심기가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고 분석한다. 특정 영화 저널과 대학 출신들이 수년간 영화제 내부를 장악하다 인사권을 두고 추악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임시 이사회가 이번 사태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논의 추이에 따라 향후 BIFF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BIFF가 아시아 영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 바탕은 부산 시민의 열망과 지지다. 매년 BIFF에는 국비와 시비가 70억 원 넘게 투입되고 있다. 일부 영화인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공공재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번 임시 이사회는 내홍에 대한 구체적 수습 방안을 제시하고 조직의 자정 능력을 보여달라는 영화계 요구에 부합해야 할 것이다. 조 위원장의 거취, BIFF 발전을 위한 폭 넓은 논의기구 구성, 현 집행부의 인적쇄신 약속 등 BIFF 재출범 수준의 혁신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허 위원장도 자리를 지키면서 조직 내 권력 집중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하겠다.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영화제를 치르지 않고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사회는 납득할 수 있는 쇄신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더 강한 반발이 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은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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