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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해운대신시가지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2-12 19:52:2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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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 도시는 급격한 인구 팽창과 핵가족화가 이뤄졌다. 가구 수도 증가했다. 하지만 주택 공급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타개 방안이 신도시 건설이었다. 부산 최초의 계획도시인 ‘해운대신시가지’ 조성의 정책적 배경이다. 1990년대 초반 부산의 인구는 380만 명대. 400만 명대 진입이 눈앞이라는 등 인구 과밀 상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330만 명대를 겨우 유지하는 이 시점에서 보자면 격세지감이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계획도시 입지로 해운대구 좌동 일대가 선택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형적인 배산임해형 지역으로 자연 환경이 빼어났다. 산지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라 개발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이었다. 천혜의 해수욕장 등 관광과 주거 기능을 두루 갖춘 시가지와 가깝고, 주변은 동부산권 개발에 따른 간선 도로 건립 등이 예정돼 있었다. 결국 비용과 효과, 그리고 개발 잠재력이 딱 맞아떨어진 ‘신도시’ 위치였던 셈이다.

‘해운대신시가지’는 10.11㎢ 부지에 3만3000가구 수용 목표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7년간 개발됐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각급 학교와 병원, 공공시설, 기반시설,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쾌적한 주거지로 떠올랐다. 교통 여건 불편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때가 되면 해결될 문제였다. 지금은 울산, 경북 포항으로 가는 빠른 길목이기도 하다.

신도시라도 세월이 가면 퇴색하기 마련. 1996년 5월 입주를 시작으로 인구 10만 명 이상 사는 시가지가 됐지만, 어느 새 ‘구도시’로 전락했다. ‘신시가지’ 명칭이 어색하다는 여론이 일면서 2020년 12월 ‘해운대그린시티’로 이름을 바꿨다. 2021년 7월에는 공동주택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연합단체도 발족됐다. 이와 맞물려 최근 정부가 ‘노후 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내놓아 이곳의 재건축이 급물살을 탈 모양이다.

특별법에는 파격적인 내용(안전 진단 면제, 용적률 최대 500%, 리모델링 증축 허용)이 많다. 무엇보다 기준 충족 땐 별도 승인 없이 정비 기본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광역자치단체장의 권한을 강화한 점이 주목된다. 세상은 1, 2인 가구 중심으로 변하는 추세이고, 자급자족과 첨단 기능의 ‘스마트형 도시’가 각광받는다. 다시 탈바꿈할 부산 첫 ‘신도시’에 이런 세태가 반영될 것으로 믿는다. 주변 환경과 도로 인프라가 확 바뀐 ‘해운대그린시티’의 미래 지향적인 재생이 요구된다. 특성을 잘 살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큰 그림을 기대한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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