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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항 신항 ITT 통로 개방의 교훈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장

  •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장
  •  |   입력 : 2023-02-09 19:52:3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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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은 우리나라 최대 항만이자 글로벌 환적항만이다. 부산항 운영이 중단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입 경제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국가 항만 선사에도 큰 영향을 준다.

2022년 화물연대의 두 차례 운송 거부 사태가 있었다. 화물운송을 장기간 거부하게 되면 터미널에서 화물이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게 된다. 수입이나 환적을 위해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는 장치장에 계속 쌓이게 되고 더 이상 쌓을 수 없어 포화되면 항만운영은 멈출 수밖에 없다. 수출 화물도 운송이 되지 않거나 운송이 됐다 하더라도 터미널 내 보관 공간이 없어 터미널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 바다 위에도 수많은 선박이 화물을 싣고 내리기 위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항만의 모든 흐름이 멈추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부산항 운영이 멈춘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우선 부산항에서 처리해야 하는 수출입 화물이 움직이지 못한다. 부산항의 연간 무역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1일 마비 때 1조1700억 원에 달하는 무역 차질이 발생한다. 부산항과 관련한 터미널 운영사,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 항만연관산업 등 부산항과 부산 경제를 받치고 있는 뿌리기업들의 피해도 막심해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가 떠날 수 있다는 것과 한번 떠난 선사는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 고베 대지진 발생 때 부산항으로 기항지를 옮긴 선사들의 화물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부산항 성장의 기반이 된 사례를 우리는 직접 경험했다.

이번 화물운송 거부 때도 이러한 부산항 멈춤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산항 신항 ITT(Inter Terminal Transport) 통로의 완전 개방을 통해 큰 위기를 극복했다. ITT 통로는 터미널 간 이동이 필요한 환적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내부통로다. 개별 터미널 사이를 막고 있는 펜스를 완전히 개방해 부산항 신항 전체를 하나의 터미널처럼 이용한 것이다. 이 조치는 부산항 신항이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막힌 혈을 뚫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운송 거부 기간에도 우리나라의 수출입 경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고 글로벌 환적항만인 부산항의 운영 안정성도 각인시켜주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그러나 부산 신항은 여전히 작은 규모의 터미널을 다수의 운영사가 분리 운영하고 있다. 터미널 간 ITT 통로는 다시 막혔다. 안전사고, 터미널 내 작업동선 방해 및 화물훼손 때 책임문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비상시 또는 야간시간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경쟁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다수의 서비스 공급자가 있으면 좋다고 할 수 있으나 하루라도 멈추면 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부산항이라면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산 신항을 마치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한다면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 하지만 하나의 터미널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개별 터미널 운영 규모를 최대한 크게 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다. 부산항 신항의 터미널 통합이 부산항의 초격차 경쟁력과 우리 수출입 경제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안이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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