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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코덕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3-01-29 19:51:5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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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난은 집안 분위기를 바꾼 일등공신이다. 지난가을 거실 한쪽에 자리 잡을 때만 해도 제대로 자랄까 싶었으나 웬걸. 새해들어 볼펜 심보다 가는 꽃대가 올라오더니 요즘 하얀 꽃을 부지런히 피운다. 새끼 손가락 첫 마디보다 작은 크기라 앙증맞다. 최강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이 겨울이 무색하다. 인터넷을 뒤져봤다. 식물 키우는데 젬병이라도 물만 제대로 주면 쑥쑥 잘 자란단다. 게다가 행복을 날라주는 꽃이라니.

해가 바뀌었고, 설 명절도 지났다. 새로운 24절기의 시작인 입춘이 코앞이다. 시나브로 새해 첫 달을 꽉 채워간다. 날이 가고 달이 차고 계절이 순환하는 건 이렇게 변함이 없다. 나비난 꽃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넌지시 일러주는 듯하다. 속절없이 흘려보낼 시간이 아님을 알면서도 한순간 삐끗, 무기력해지는 일상에 내리는 고마운 죽비다. 그래서 대견하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라고 별반 다를 게 있나 싶지만 분명 1월 30일, 오늘은 어제와 다른 특별한 날이다. 웬만한 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첫날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우리 모습이 마스크 착용이었다. 2020년 10월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권고로 전환됐다. 물론 의료기관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제 마스크 착용은 규제가 아니라 개인 선택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면서 남을 배려하는 태도다. 나비난 꽃을 보며 ‘쇄소응대’(灑掃應對)란 말을 떠올렸다. 물 뿌리고 비로 쓸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다. 유학을 대표하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네 가지 고전의 핵심이 ‘인(仁)’ ‘의(義)’ ‘경(敬)’ ‘성(誠)’이라면, 요즘식으로 사회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기본 지침서라 할 ‘소학(小學)’을 탈탈 털면 마지막으로 남는 네 글자가 바로 쇄소응대다. 아침에 일어나 마당에 물을 뿌리며 비질을 하는 건 새로운 하루를 잘 보내겠다는 다짐이다. 부모와 웃어른을 대하는 태도는 바로 예절이다. 사회생활의 기본이 쇄소응대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

마스크 해제에 맞춰 화장품업계와 유통업계가 먼저 들썩인다. 이른바 코덕, 화장품 마니아를 겨냥한 판촉 행사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백화점에선 색조 화장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얼굴을 온전하게 내보여야 하는 일상이니 당연한 일이다. 비단 코덕뿐이겠는가. 얼굴을 가꾸듯 배려의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나비난이 물 주는 만큼 꽃을 피우듯, 남을 배려하면 그만큼 내가 살기 편해진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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