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고명이 아닌 메인디시”

삼성·LG·SK에 여성 사장, 대기업 임원 대부분 남성

여성 사회활동 늘었으나 OECD 성별 임금차 1위, 여가부 역할 확장 필요해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2-12 20:10:58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즘 주말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빼놓지 않고 본다. 시청률 10%대 드라마도 나오기 힘든 요즘 21%를 넘긴 화제작이다. 재벌인 순양그룹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드라마다.

이야기의 중심축인 순양그룹은 삼성을, 라이벌로 나오는 대영그룹은 현대를 각각 연상케 한다.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분) 회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철회하면서 더욱 박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 진도준의 활약도 눈에 띄지만 진 회장의 외동딸이자 순양백화점의 대표 진화영(김신록 분)에 더 눈길이 갔다. 승계구도에 밀려나 있는 그가 “‘고명딸’ 아닌 ‘메인디시(주요리)’가 되겠다”고 진 회장에게 대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하여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이다.

지난 주 삼성전자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이 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 센터장이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그는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삼성에 입사해 갤럭시 마케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1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LG그룹도 지난달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LG생활건강 이정애 사장이 주인공이다. SK그룹에서도 창사 이래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안정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CEO로 낙점된 것이다.

한국 대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그룹, SK그룹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장이 나와 화제가 되는 현실은 아직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이 얼마나 두꺼운지 반증하는 사례다. 이번 인사 전까지 5대 그룹에서 여성 사장은 없었다. 오너가 사장은 예외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고 하나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이 5.6%에 불과하다. 부산 본사 대기업으론 르노코리아(옛 르노삼성)의 황은영 커뮤니케이션 본부장(부사장)이 10년간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도다. 그가 2012년 르노삼성에 합류했을 당시엔 자동차업계에 여성 홍보임원이 거의 없었다. 구조조정 등 정리해고와 내수 시장 위기 등에도 강한 의지와 친화력을 무기로 제품 홍보에 앞장 선 인물이다. 해운업계에선 여성 최초로 임원이 된 정연심 장금상선 부산사무소장이 손꼽히는 정도다.

여성 임원들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딸들’에겐 유리천장이 두껍다. 대학까지는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사회에 나서면 남녀차별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51.2%)은 남성 고용률(70%)보다 낮다. 입사 후에는 승진에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임금 차별을 받기도 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4일 발표한 ‘2021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성별 임금 격차’ 조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OECD 39개국 중 가장 컸다.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래 26년 째 한번도 깨지지 않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일부에선 남녀가 주로 종사하는 직무가 달라 임금 차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주장하나 우리나라는 직무, 직종, 사업장이 같은 남녀 간의 임금 격차도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5급 행정직 공무원 합격률은 40%대, 외교관 후보자 합격률은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결혼 후엔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에 경력 단절을 겪기도 한다. 출산으로 직장을 떠나면 원래 다니던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단기직이나 저임금 직종으로 다시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성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와 연계된 현상이다. 경력단절을 걱정하는 여성은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로 남녀 2명 기준 출산이 0.8명에 불과하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1.61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성별 임금 격차를 없애야 한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6월부터 상장기업들의 여성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 비율을 각각 33% 이상 유지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민간 부문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정책이다. 여성 인재 도입으로 기업 성장과 혁신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아 도입됐다고 한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여전하나 정부는 여성가족부 해체에 골몰하고 있다. 물론 여가부가 여성만을 위한 정부 부처가 돼선 안된다. 양성 평등과 가족을 포함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은정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朴시장 “부산의 감동 안기자” 차량2부제·불꽃쇼 안전 당부
  2. 2‘엑스포 무대’ 북항 2단계 준공 2년 앞당긴다
  3. 3엑스포 실사 이틀 앞으로…부산 보여줄 준비됐다
  4. 4웅동지구 시행자 지위상실…14년 헛바퀴만 돌린 개발사업
  5. 5[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62> 데카메론-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
  6. 6대체거래소 예비인가 1곳 신청…경주·전북도 유치전 가세
  7. 7프로야구 ‘플레이볼’…롯데·두산 4월 1일 개막전
  8. 8지산학 협력으로 고용창출…부산 5년 간 1조 투입한다
  9. 9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 내로남불 비판 거셀 듯
  10. 10한국판보다 업그레이드된 대동여지도, 일본서 돌아왔다
  1. 1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 내로남불 비판 거셀 듯
  2. 2후쿠시마수산물 수입 논란까지…尹 대일외교 부정여론 60%
  3. 3“패스트트랙은 꼼수” “김 여사도 특검해야” 법사위 신경전
  4. 4전봉민 563억 급감…‘국회의원 재산 1위’ 안철수에 내줘
  5. 5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당 '이재명 방탄' 비판 불가피
  6. 6부산시립 아동병원 추진…24시간 응급의료도 보강
  7. 7北, 니미츠호 견제하려 50년 전 美 푸에블로호 트라우마 자극
  8. 8尹대통령 지지율 2%p 하락한 33%…한일회담 긍정평가 31%·부정 60%
  9. 9가덕신공항 특별법 마지막 관문 넘었다
  10. 10울산교육감 보궐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 난무
  1. 1‘엑스포 무대’ 북항 2단계 준공 2년 앞당긴다
  2. 2대체거래소 예비인가 1곳 신청…경주·전북도 유치전 가세
  3. 3지산학 협력으로 고용창출…부산 5년 간 1조 투입한다
  4. 4각국 국기 새긴 방패연으로 환영하고 철마 한우·짭짤이토마토로 입맛 잡고
  5. 5한일재계 엑스포 협력모드…부산서 140명 유치전 머리 맞댄다
  6. 6“어시장 지분 매각해 출자금 돌려줄 것”
  7. 7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부산·경남은행 소폭 하락
  8. 8청소년 시각 해양오염 대책 모색
  9. 9부산 중기·기관, 납품단가 연동제 확산 협의체 구성
  10. 10주가지수- 2023년 3월 30일
  1. 1朴시장 “부산의 감동 안기자” 차량2부제·불꽃쇼 안전 당부
  2. 2엑스포 실사 이틀 앞으로…부산 보여줄 준비됐다
  3. 3웅동지구 시행자 지위상실…14년 헛바퀴만 돌린 개발사업
  4. 4작년 남부 227일 역대 최장 가뭄, 중부 600㎜ 폭우…이상기온 심화
  5. 5오늘의 날씨- 2023년 3월 31일
  6. 6부산 학력격차 해법 찾는다
  7. 7해상 택시·버스 사업은 처음이라…운영자 선정 골머리
  8. 8기장 ‘야구 명예의 전당’ 본궤도
  9. 9[영상]대학교 천원의 아침밥? 이제는 무료 아침밥도 등장
  10. 10엑스포 실사 기간 부산 전역은 축제의 장
  1. 1프로야구 ‘플레이볼’…롯데·두산 4월 1일 개막전
  2. 2서튼 “디테일 야구로 거인 팬들에게 우승 안기겠다”
  3. 3“비거리 고민하는 골퍼, 힘빼고 원심력으로 공 쳐야”
  4. 44강 6중…롯데 다크호스 될까
  5. 5LIV골프투어는 모래지옥?
  6. 6유럽파 ‘클린스만의 그들’ 리그서 골 사냥
  7. 712초내 투구…경기시간 줄여 박진감 높인다
  8. 8롯데, 이승엽의 두산과 첫 맞대결…팬들은 가슴 뛴다
  9. 9‘괴물’ 김민재도 지쳤다? ‘국대 은퇴’ 해프닝
  10. 10류현진 ‘PS 분수령’ 7월 복귀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간호법 반대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주민과 함께, 보다 긴 호흡으로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선택적 추모’를 넘어
가덕신공항과 수도권 일극 체제
도청도설 [전체보기]
통영국제음악제
엑스포 응원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학력 신장과 지·산·학 혁신은 부산 인재 키우는 밑거름
대중교통비 돌려준다지만 요금 인상 빌미라면 곤란
세상읽기 [전체보기]
큰 기대에 쉽게 기대지 말자
우리 곁의 ‘다음소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원도심은 지붕 없는 박물관?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두 마리 토끼, 콘골트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