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지역에서 청년이 문화로 일을 한다는 것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2-04 20:11:4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 지역을 거점으로 문화기획을 시작한 지 7년. 어느덧 중견 기획자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의 세월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고 몰두했다. 청소년으로 함께 시작했던 사람이 청년이 되고 군대를 가야할 나이가 된 세월이다.

대도시이거나 도심지가 아닌 곳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청년들이 버티고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부터 이끌어주거나 도와주는 선배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있지도 않았다. 홀로 기관을 찾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무시와 홀대를 이겨냈다. 기대와 격려를 받으며 힘을 내기도 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는 홀로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근거이자 바탕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임의단체, 비영리민간단체, 주식회사를 거쳐 예비 사회적 기업까지 성장해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에게 또는 예술인들에게 든든한 동료가, 선배가, 파트너가 되고 싶었기에 폐업신고를 하고 싶은 순간들을 버티며 살아왔다. 쉽지 않은 지역 문화 일을 무엇 때문에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

처음에 고령화가 심화된 마을로 들어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말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마을에서 활동과 사업을 한다는 것은 떨어져서 보면 아름답고 성과도 확실하지만 너무 힘들고 많은 것을 소진해야 하는 일인데 청년이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청년들과 함께 마을 주민들의 문을 두드릴 때 반가워해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많은 주민들이 경계 태세를 보이거나 거부했었다. 어디서 왔느냐? 또 도시재생사업에서 왔느냐?고 물으면서 다시는 오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는 분들이 많았다. 특정 사업이나 정책 사업이 처음에는 주민들을 위해서 다 해줄 것처럼 하다가 결국은 이용만 하는 경험에 생채기를 입은 주민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다. 그래도 청년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거부하던 주민들을 한 번 더 찾아가고 또 찾아갔으며 간식도 함께 먹고 수다도 떨며 조금씩 벽을 허물어 갔다. 또한, 마음을 먼저 열었던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그들의 주변 사람을 우리의 조력자로, 동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첫 번째는 주민들을 우리 사업이나 활동에만 활용하는 부속품이 아니라 함께 마을을 만들어 가는 주체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는 하고 싶은 것들만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기획자로서 나의 방침이다. 많은 청년들이 문화기획을 하면서 범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나와 청년들은 지역에서, 마을에서 주민들과 대소사를 나누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결속력을 다지면서 문화가 있는 날 지역콘텐츠특성화사업 등 큰 사업부터 소소한 마을 잔치까지 만들어 가고 있다. 몇 년 전, 도시재생사업으로 주민 수요조사를 했을 때,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불편한 점이라고 나온 결과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로를 필요로 했고 그 바람이 맞아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대규모의 정책 사업에서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함께 만들어가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또한, 이런 관계는 행사, 프로그램, 회의 때만 만나고 일상은 함께 하지 않는 관계를 넘어서 이제는 일상까지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관계가 되었다.

얼마 전, 감동을 받은 일이 있다. 지역 문화를 위해 청소년 때 봉사를 시작해 팀원이 된 청년이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청년은 올초에 입대할 예정했으나 진행하던 문화예술축제와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입대도 연기하며 마을을 위해 일했다. 이제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어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하는 이웃,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함께하는 청년들에게 항상 말한다. 일의 대상으로만 삼거나 보지 말고 진심으로 대하면 진정성은 언젠가는 통하고 알아주게 되어 있다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문화로 활동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진심이 필요하고 진심이 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입대 직전까지 지역문화를 위해 불태우고 떠나는, 그리고 더욱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지역 청년의 무사 귀환을 응원하고 바라본다.

김태유 청년문화 기획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작황 좋지 않아" 대저생태공원 유채꽃 축제 빨간불
  2. 2'벚꽃주말' 지나면 기온 '뚝'…내륙 3월 '한파주의보' 무슨일?
  3. 3"살기 좋은 도시가 돼야 한다"
  4. 4반갑다! 4년 만의 노마스크 진해군항제…벚꽃 '꽃캉스' 상춘객 홀리다
  5. 5이런데 애 낳으라고?…출산율 최저인데 육아휴직도 맘대로 못 써
  6. 6사흘 방치돼 숨진 2살 아기 옆에는 김 싼 밥 한공기뿐
  7. 7이재용, 美中 반도체 패권다툼 속 방중...삼성전기 사업장 찾아
  8. 8올해도 편의점·슈퍼마켓서 생맥주 못 판다
  9. 9헤어진 애인에 새 남친까지 폭행한 40대 집행유예
  10. 10숙박쿠폰·온누리상품권 더 푼다…내수 대책 이번주 발표
  1. 1부산엑스포 특위, 2025오사카엑스포 유치전략 파악차 출국
  2. 2환경부, 다회용기 재사용 지원 늘렸지만, 가이드라인 전무
  3. 3與 "한동훈 탄핵·민형배 복당?…野, 탈우주급 뻔뻔함"
  4. 4국민 절반 이상 "국회의원 수 줄여야", 정치권 300석 유지 가닥
  5. 5국토위, TK 신공항 특별법 의결…가덕 조기 보상법안도 문턱 넘어
  6. 6남경필 장남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7. 7‘컨벤션 효과 끝’ 국민의힘 민주당에 지지율 역전 당해
  8. 8‘컨벤션 효과 끝’ 국민의힘 민주당에 지지율 역전 당해
  9. 9‘속전속결’ 이재명 대표직 유지 결정 놓고 민주 내홍 격화
  10. 10北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폭발...지상 공중 이어 수중 핵위협 완성?
  1. 1이재용, 美中 반도체 패권다툼 속 방중...삼성전기 사업장 찾아
  2. 2올해도 편의점·슈퍼마켓서 생맥주 못 판다
  3. 3숙박쿠폰·온누리상품권 더 푼다…내수 대책 이번주 발표
  4. 4해수부, 부산·경남과 손잡고 수산물 할인전 진행
  5. 5정부, 부울경 16곳에서 주거환경 정비 사업 진행
  6. 6'한 명만 낳는다'…부산 첫째아 비중 60% 육박 '역대 최고'
  7. 7코트라 "지난해 외투기업 10곳 중 4곳 한국서 채용 안 해"
  8. 8'현대차-부산시민 총력전'...15개 언어로 부산엑스포 알린다
  9. 9'제2의 전주연' 탄생시킬 바리스타 대회 부산서 개최
  10. 10유튜브·인스타에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동영상' 뜬다
  1. 1"작황 좋지 않아" 대저생태공원 유채꽃 축제 빨간불
  2. 2'벚꽃주말' 지나면 기온 '뚝'…내륙 3월 '한파주의보' 무슨일?
  3. 3반갑다! 4년 만의 노마스크 진해군항제…벚꽃 '꽃캉스' 상춘객 홀리다
  4. 4이런데 애 낳으라고?…출산율 최저인데 육아휴직도 맘대로 못 써
  5. 5사흘 방치돼 숨진 2살 아기 옆에는 김 싼 밥 한공기뿐
  6. 6헤어진 애인에 새 남친까지 폭행한 40대 집행유예
  7. 726일 부산·울산·경남 흐림...부산과 경남 남해안 약간 비
  8. 8국가수사본부장에 우종수 경기남부청장 내정
  9. 9시·군 행정구역 경계 넘어 생활경제권 중심 ‘경남형 도시정책’ 수립한다
  10. 10주말 뒤덮은 황사와 미세먼지 차츰 해소
  1. 13년 만에 지킨 조문 약속...부산테니스협회의 조용한 한일외교
  2. 2비로 미뤄진 ‘WBC 듀오’ 등판…박세웅은 2군서 첫 실전
  3. 3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4일 울산서 첫 데뷔전
  4. 4클린스만 24일 데뷔전 “전술보단 선수 장점 파악 초점”
  5. 51차전 웃은 ‘코리안 삼총사’…매치 플레이 16강행 청신호
  6. 6‘캡틴 손’ 대표팀 최장수 주장 영광
  7. 7롯데 투수 서준원, 검찰 수사…팀은 개막 앞두고 방출
  8. 8통 큰 투자한 롯데, 언제쯤 빛볼까
  9. 9기승전 오타니…일본 야구 세계 제패
  10. 10BNK 썸 ‘0%의 확률’에 도전장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딴지 걸기’ 이제 그만, 인천과 가덕도 양 날개로
교육이라는 희망 사다리를 놓자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수도권 일극 체제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도청도설 [전체보기]
알고 보니 일본 어패류
예금보호 한도 확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안전한 통학로,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해결하라
검수완박법 문제 있다면서 효력 유지해 준 헌재
세상읽기 [전체보기]
우리 곁의 ‘다음소희’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환대(hospitality)의 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케스트라
노엘합창단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