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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반도체의 실체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24 19:17:4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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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반도체(半導體·Semiconductor)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을 봉쇄하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반도체는 무엇인가? 한번 알아보자.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면 반도체의 뜻은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導體·Conductor), 특히 금속(구리 알루미늄)과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부도체(不導體·Insulator), 즉 세라믹, 고분자 사이에 중간(半·Semi)에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정말 중간 성질을 가진다.

반도체의 가장 핵심 소재는 실리콘(Si)이다. 실리콘은 지각의 암석 즉 화강암의 주성분 석영에서 추출한다. 인류의 역사가 석기 즉 돌(암석, 토기)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석기시대처럼 돌의 핵심 성분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암석에서 실리콘의 추출은 쉽지 않다. 반도체 회로에 핵심 기판 실리콘 웨이퍼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함이 없는 순도 99.999999999%의 완벽한 단결정(100 결정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은 단결정을 정밀하게 절단, 연마하여 실리콘 웨이퍼를 만든다. 이후 이 웨이퍼를 전자 회로에 작동하기 위한 전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 재료공학에선 엄청난 기술을 동원한다. 바로 도핑(Doping) 기술이다. 도핑기술은 완벽한 Si 결정에 일부러 불순물을 넣어 전기 전도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렇게 해서 우린 P형, N형 반도체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서 PN 접합 다이오드와 PNP, NPN 트랜지스터 반도체 MOSFET 구조를 만들고, 고도의 집적회로(IC) 칩을 만든다. 도핑기술과 MOSFET, IC구조를 만들 때 무결함 청정기술과 극강의 코팅기술이 들어간다. 재료공학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실리콘 웨이퍼로 다양한 공정을 거친 소자들이 서로 연결이 되어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가지게 하려면 회로 설계 기술, 즉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회로 설계 기술은 미국의 ADM, Intel, NVIDIA, 영국의 ARM 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쓰는 많은 컴퓨터와 핸드폰의 기본 소자들의 배치는 이들 회사들의 설계기술로 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회로설계 기술이다.

앞선 소재기술과 설계기술이 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반도체 제작을 위한 핵심 제작 장비와 소재가 필요하다. 고도의 집적화를 위한 nm급 초미세 패턴을 만들기 위해 극강의 노광 기술이 필요한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극자외석(EUV) 레이저 기술이다. 이 기술은 네덜란드 ASML이 전 세계의 90%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삼성 애플도 이 장비가 없으면 최고의 회로를 만들 수 없기에 ASML에 꼼짝 못한다. ASML을 ‘갑 같은 을’이라고 한다. 반도체 식각 기술에는 고순도의 불산(HF)과 마스킹 재료가 필요하다. 3년 전 한일 무역전쟁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 규제한 소재이다. 오히려 일본의 봉쇄로 불산과 마스킹 재료를 국산화하여 우리의 자립화는 더욱 증가하였다.

이런 모든 것을 갖춘 공장이 바로 제작 파운드리이다. 파운드리 분야는 우리나라와 대만이 강력하다. 미국이 비록 반도체 소재, 설계 부분에서 원천기술은 최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파운드리 공장이 없어, 우리나라(삼성 DB하이텍 SK하이닉스)와 대만(TSMC)에 손을 내민다. 파운드리는 그 규모가 상당하여 대학에서는 구축하기 힘들고, 그것을 축소한 랩 규모의 반도체 청정실(크린룸) 팹(Fab)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작은 팹도 구축 비용이 상당하다.

반도체는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소재기술 회로기술 장비기술 에칭 코팅기술 등이 필수적이고 여기에 설계기술과 파운드리, 고청정 시설이 반드시 요구되는 종합기술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이들 각 분야에 기술 집적도가 높아 세계를 선도하고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요즘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안 되는 것이 바로 오랜 시간의 노하우와 재료 설계 시설 장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미국도 늦었지만 자국 내에서 이를 구현하려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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