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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고인돌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8-18 19:07: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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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은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이다. 지석묘(支石墓)나 돌멘(Dolmen) 등으로 불린다. 청동기시대가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 최초 국가 ‘고조선’이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한 점을 생각한다면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니다. 또 전 세계 고인돌의 절반가량이 한반도에 있다. 그래서 한반도를 ‘고인돌의 나라’라 한다.

고인돌은 거대한 자연 암석을 윗돌(上石·상석)로 사용한다. 그 돌덩이를 다루는 힘과 기술이 청동기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다. 고인돌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땅을 파고 받침돌을 세운다. 세워진 받침돌을 흙으로 덮은 뒤 윗돌을 받침돌 위에 놓는다. 흙을 다시 파내면 고인돌이 완성된다. 이 고인돌의 주인, 그 과정에 동원된 사람들, 함께 묻은 비파형동검 등이 바로 역사이자 문화다. 고인돌 자체는 물론 그 주변 흙 한 줌도 허투루 해선 안 되는 이유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경남도 기념물)은 윗돌 무게 350t, 묘역 규모 1615㎡로 세계에서 가장 큰 지석묘로 통한다. 2006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유적이다. 알뜰하게 보존하고 세밀하게 연구해야 할 고인돌이 수난을 겪었다. 2020년 12월 정비사업을 시작한 김해시가 관련 절차를 어겼을 뿐만 아니라 문화층(文化層·유물이 있을 수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훼손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달 29일 구산동 고인돌이 훼손됐다는 민원을 접수한 문화재청은 지난 1일 김해시에 공사 중지와 함께 훼손 사실 확인을 위한 자료를 요구하고, 5일 현지 조사와 11~12일 긴급조사를 거쳤다. 윗돌의 주변부 문화층 일부(20㎝가량) 유실과 더불어 저수조·관로시설·경계벽 설치 부지의 경우 굴착 탓으로 문화층 대부분이 파괴된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그제 두 가지 조치를 했다. 우선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고발장을 김해중부경찰서에 제출했다. 또 김해시가 경남지사의 허가를 받았는지, 경남도의 허가 범위 및 내용을 김해시가 준수했는지, 문화재수리업자나 문화재수리기술자 등이 설계도서를 준수해 문화재를 수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고 경남도에 요청했다.

‘피고발인 김해시장’이 구산동 고인돌 수난의 현주소다. 경찰 조사와 경남도 확인을 거쳐 책임질 사람이 가려진다. 법과 절차를 무시한 정비사업의 실패사례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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