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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 홍콩의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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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단어를 20번 사용했습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홍콩을 찾은 시 주석은 “일국양제 실천은 공인된 성공을 거두었다” “일국양제 실천은 귀중한 경험을 남겼다”고 자화자찬.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인 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의 취임식을 마친 뒤 리 행정장관과 나란히 걸어가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 주석과 달리 서방은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사라졌다고 우려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홍콩 지도자들은 독립적 언론기구를 급습했으며 민주적 제도를 약화시켰다. 선거를 지연시키고 현직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한편 충성 서약도 제도화했다”고 비판. 25년 전 홍콩을 반환했던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중국이 홍콩의 자치를 명문화한 1984년 영·중 공동선언을 위반했다. ‘일국양제’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반박. 이날 시 주석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존 리 홍콩 신임 행정장관은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원성이 자자한 경찰 출신입니다.

시 주석은 “홍콩은 한동안 준엄한 시련을 겪었다. 위험한 도전을 이겨냈다. 홍콩이 비바람을 겪고 나서 다시 태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이날 홍콩컨벤션센터 바우히니아 광장에서 열린 중국 국기와 홍콩 깃발 게양식에서도 비바람이 불었습니다. ‘다시 태어났다’는 홍콩의 중국화를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홍콩 경찰도 국기게양식에서 인민해방군 스타일의 ‘거위 걸음’(goose step)을 선보이며 행진.

홍콩이 민주·자유만 잃은 건 아닙니다. 아시아금융허브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약 9만 명의 홍콩시민이 이민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홍콩 금융 부문 취업비자 신청자는 23%나 감소. 글로벌 이주 중개기업인 헨리&파트너스는 올해 홍콩에서 금융자산 13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 3000여 명이 다른 나라로 떠날 것으로 전망. 캐리 람 전 행정장관조차 “홍콩이 국제금융 허브의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

시 주석은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실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선거제도 ‘애국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뜯어고쳤습니다. 홍콩의 미래를 어둡게 한 비바람은 언제쯤 그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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