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를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중심의 경제계 인사 등이 어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로 갔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이 제대로 막이 오르는 느낌이다. 일단 내일 오후(한국 시간) 파리에서 부산과 리야드(사우디아리바아), 로마(이탈리아) 등 유치 후보국들이 펼칠 2차 경쟁프레젠테이션(PT)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대면으로 열렸던 앞선 총회 때와 달리 BIE 회원국들을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왕성한 홍보 활동을 벌이는 것도 필요하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채택 이후 대기업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가 고조돼 긍정적이다. 유치지원민간위원장인 SK 최태원 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이 앞장서고 있다. 민간위원장 자격으로 공식 해외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최 회장은 파리에서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 활동을 벌인다. 프랑스 교포들이 참여하는 ‘부산엑스포 결의대회’에도 참석한다. 롯데는 파리 총회 기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소비재포럼(20~23일)에 공식 부스를 열어 엑스포 유치 홍보 지원활동을 한다. 아마존 월마트 까르푸 코카콜라 네슬레 다농 등 세계 70여 개국, 400여 소비재 재조사 및 유통사가 참여하는 소비재포럼에 7년 만에 나타나는 신 회장은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엑스포 개최 최적지로 부산을 알릴 예정이다. 이 밖에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포스코 등 한국경제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동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시는 파리 총회를 기점으로 유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박 시장은 BIE 총회 참석을 앞두고 지난 17일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대사와 알루 완유 외젠 비티 주한 코트디부아르 특명전권대사를 잇따라 만나 엑스포 유치 협력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단체활동 잠정 중단 선언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방탄소년단(BTS)의 엑스포 홍보대사 참여를 성사시킨 게 돋보인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BTS가 행사 취지에 공감해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어서 향후 유치활동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 등 두 번의 인정 엑스포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등록 엑스포는 유치한 적은 없다. 인정 엑스포는 전시 면적에 제한(최대 25만 ㎡)이 따르고 개최 기간도 3주~3개월이다. 반면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는 전시 면적 제한이 없고 기간도 6개월이다. 엑스포 부산 유치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빅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정부와 부산시, 민간이 한마음으로 파리 현지에서 벌이는 유치교섭 활동은 앞으로 성과를 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엑스포 부산 유치를 확정하는 데 밑거름이 되는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