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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용후핵연료 원전 내 보관 강행은 비민주적 폭거

원진위, 정부 2차 기본계획안 의결…기존 원전 영구처분장 될 가능성 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2-27 19:50:51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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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어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 2차 기본계획안에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을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이 마련되기 전까지 원전 내에 임시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1986년부터 아홉 차례 걸쳐 영구처분시설 건설을 시도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모두 실패했던 것을 미루어 볼 때 임시보관장이 영구처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원전지역 주민 의견도 듣지 않고 2차 기본계획안 의결을 강행했다. 비민주적 폭거나 다름없다.

지난 17일 산업부가 개최한 온라인 토론회는 정부 정책 결정의 비민주성을 드러낸 단적인 사례다. 산업부는 지난 7일 기본계획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하면서 “전문가 논의와 국민 의견수렴을 위해 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토론회 당일 주민과 지자체, 시민단체는 배제된 채 학계와 정부 인사만 참석했다. 산업부는 개최 사실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다. 지역 주민도 모르고 있었으니, 반발을 우려해 비밀리에 행사를 열려고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조차 “재검토위(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파행을 봤음에도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2차 기본계획도 파행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2019년 5월 출범한 재검토위는 “국민과 원전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향과 절차 등 관리정책에 대한 폭 넓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던 당초 방침과 달리 지난 3월 아무런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해 비난이 빗발쳤다.

부산 울산 등 원전 소재 4개 광역지자체는 정부에 제2차 기본계획안 재검토를 촉구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은 지역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주민 소통 없는 계획 수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굳이 말할 나위조차 없는 상식적 절차가 빠진 셈이다.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라면 ‘민주’라는 수식어 부여는 가당치 않다. 국민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민주적 결론을 도출해내는 게 정부 역할이다. 영구처분시설 건설 장소를 찾기 힘드니 원전 소재 지역에 핵폐기물을 보관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그건 정부가 아니다. 갈등 해결, 화합 도모 등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감당하기 버거워하는 정부를 어찌 정부라고 할 수 있겠나.

정부는 원점에서 국민 공론을 수렴한 뒤 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게 옳다. 공감 없이 강행한 정책은 실패할 공산이 크다는 건 지난 30여 년간의 핵폐기물처리장 건설 추진 과정에서 거듭 확인한 사실이 아닌가. 대선주자들도 핵폐기물처리장 건설 문제를 주요 공약으로 다뤄야 한다. 일부 후보는 이에 대한 대책도 없이 원전 가동을 주장한다. 화장실도 마련해놓지 않은 채 우선 먹고 쓰고 보자는 꼴이니 아연할 따름이다. 문제 해결은커녕 되레 사태를 악화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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