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책 제언] 국립 UN-삼성 문화박물관을 상상하며 /황성욱

  • 황성욱 부산대 교수
  •  |   입력 : 2021-05-23 19:29:1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조 원대 미술품 기부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관 건립을 지시할 정도로 국가적인 관심 또한 대단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일부 기부가 이루어지고도 아직 너무나 많은 수의 작품들이 국민에게 전시될 곳을 찾아 대기하고 있다. 발 빠른 지자체장들은 앞다투어 자신이 섬기는 도시에 이를 유치하고자 로비에 힘을 쏟고 있다. 선제적으로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울에 치우친 문화 인프라의 심각한 불균형과 부산의 문화콘텐츠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부산에 국립미술관을 건립하자고 주장했다. 상당히 시의적절하고 일리 있는 주장이라 생각하며 약간의 수정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부산이 이미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 개선하자는 안으로 부산시 대연동 유엔공원 옆에 소재한 부산박물관의 리모델링이다. 왜 이곳이 최적지가 될 수 있는지 이유를 생각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류애의 차원에서 UN이 갖는 상징성을 주목한다. 세계 평화와 공존을 위해 창립된 유엔은 세계인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한국전 당시 유엔군의 많은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공원의 바로 옆에 부산박물관이 현재 소재한다. 외국인들이 접하는 여행 서적에 유엔공원은 방문해야 할 장소로 추천되어 있다. 이러한 공간이 갖는 이타적 상징성과 한국인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문화유산은 인류애라는 공익적 통합의 연결고리 안에 함께 묶여질 수 있다. 즉 부산이란 도시의 범위를 넘어 인류를 사랑하는 차원에서 우리의 축적된 문화콘텐츠를 유엔공원 옆 박물관에 자랑스럽게 전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세계 관광객들의 주목을 자연스럽게 끌면서 숭고한 상징성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음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역량이 서울로,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는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 부산은 제2도시로서 동남권 메가시티 논의에서도 지정학적 꼭짓점으로 가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도시이다. 동남권 경제의 축인 이곳에 삼성이 기부한 미술품들을 전시하게 된다면 이는 지역 경제권역의 활성화 및 국가 균형 발전을 이끄는 동인이 될 수 있다. 즉 그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는 단순히 한 도시의 이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남권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부산은 국제영화제 부산광고제 지스타 등 수많은 문화콘텐츠가 모이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문화도시를 지향한다. 문화콘텐츠의 핵심 요소인 미술품들의 획기적 확충은 문화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크게 업그레이드시키고 중장기적으로 확고하고 일관성 있게 브랜드화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격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영화제 광고제 게임의 지스타가 열리는 해운대 센텀시티, 불꽃축제라는 국제 이벤트가 열리는 광안리, 최신의 건축 기술로 리모델링된 국제적 미술관이 소재하는 대연동의 해안선 관광벨트가 문화 성지 순례길로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상상을 하면 부산을 사랑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뛴다.

마지막으로 행정적 차원에서도 리모델링은 혜안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건립은 분명히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다. 지자체가 앞다투어 제시한 신설보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필자는 건축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건립 비용 등을 잘 모르지만 기존 부산박물관의 리모델링 및 증축에 이은 새로운 명칭의 부여가 우리의 세금을 아끼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름은 가칭 ‘국립 UN-삼성 문화박물관’이 어떨까 싶다. 현재는 시의 차원이지만 국가의 시설로 격상하여 관리하고, 세계인을 대상으로 공간과 콘텐츠의 인류애적 상징성을 함께 공유하며,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의 기부 또한 함께 알리는 3자 윈윈의 이름이라 하면 너무 거창한가? 이러한 범세계적 공익, 균형 발전의 국익, 문화도시 브랜딩, 그리고 행정 비용 효율의 이유들을 생각하면서 부산시와 정부가 고민하고, 이를 추진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기원한다.

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배 못 띄워 300명 제주여행 망친 해운사, 보상 1년째 회피
  2. 2“2살 어려져 다시 20대” 기대감…“친구가 형·언니로” 혼선 우려도
  3. 3부산 대학 전임교원 강의 비율…동의대 82%, 교대 52%
  4. 4부산 전셋값 급락…하반기 역전세 쏟아진다
  5. 5[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16> 오리 음식과 낙동강
  6. 6서부산 공급과잉 지식산업센터 대규모 공실 우려
  7. 7부산 청년 39세로 확대 땐 정책 수혜 20만명 는다
  8. 8부산의료원 코로나 사투 3년 후유증…일반환자 뚝 끊겼다
  9. 9[정가 백브리핑] 윤심 잡은 ‘김장 연대’가 그의 작품…국힘 ‘찐실세’ 떠오른 박성민
  10. 10[세상읽기] 생태도시 부산, 세계도시로의 도약
  1. 1부산 청년 39세로 확대 땐 정책 수혜 20만명 는다
  2. 2[정가 백브리핑] 윤심 잡은 ‘김장 연대’가 그의 작품…국힘 ‘찐실세’ 떠오른 박성민
  3. 3호국 형제 73년 만에 유해 상봉…尹 “한미 핵기반 동맹 격상”(종합)
  4. 4"5년 간 991개 업체, 95억 원 노동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5. 5“천안함 자폭” 논란 이래경, 민주 혁신위원장 9시간 만에 사의(종합)
  6. 6‘택시 등 대중교통비 인상 전 의견수렴 의무화’ 조례 시끌
  7. 7한국 유엔 안보리 11년만에 재진입할까
  8. 8뮤지컬 보고 치킨 주문까지...교육재정교부금도 줄줄 샜다
  9. 9'호국 형제' 73년 만에 만나 함께 묻혔다
  10. 10원점 돌아간 ‘민주 혁신기구’…되레 혹 붙인 이재명 리더십
  1. 1부산 전셋값 급락…하반기 역전세 쏟아진다
  2. 2서부산 공급과잉 지식산업센터 대규모 공실 우려
  3. 3부산신발 기술 에티오피아 전수…엑스포 우군도 만든다
  4. 4“부산·인천노선 병행…부정기 항공편 적극 발굴”
  5. 5설립허가 난 27곳 중 14곳이 ‘사하’, 지자체 승인 남발 과잉공급 부채질
  6. 6노 “인상” 사 “동결”…與는 지역 차등 최저임금제 발의
  7. 7‘회식에서 혼술로’...편의점 숙성회 나왔다
  8. 8‘5000만 원 목돈’ 청년도약계좌 6% 금리 나올까
  9. 9균형발전 특별법 내달 9일 시행…'지방시대위'에 전문가 300명
  10. 10부산 대저 공공주택지구 조성에 속도 더 붙는다
  1. 1배 못 띄워 300명 제주여행 망친 해운사, 보상 1년째 회피
  2. 2“2살 어려져 다시 20대” 기대감…“친구가 형·언니로” 혼선 우려도
  3. 3부산 대학 전임교원 강의 비율…동의대 82%, 교대 52%
  4. 4부산의료원 코로나 사투 3년 후유증…일반환자 뚝 끊겼다
  5. 5부산노동안전보건센터 추진 3년…市, 구체적 건립 계획도 못 세워
  6. 6습기 폭탄, 찬물 샤워…오전 6시면 출근전쟁 소리에 잠 깨
  7. 7카메라에 담은 위트컴 장군의 부산 사랑
  8. 8주말 황령산 고갯길 넘는 차량들로 몸살…좁은 도로 주민 위협
  9. 9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7일
  10. 10“성폭행 당하고도 가해자 낙인” 59년의 恨 대법은 풀어줄까
  1. 1안권수 롯데 가을야구 위해 시즌중 수술
  2. 2메시 어디로? 바르샤냐 사우디냐
  3. 3‘레전드 수비수’ 기리며…16개팀 짜장면 먹으며 열전
  4. 4클린스만호 수비라인 세대교체 성공할까
  5. 5유해란 LPGA 신인왕 굳히기 들어간다
  6. 6추신수, 부산고에 소고기 50㎏ 쐈다…황금사자기 첫 우승에 동문도 ‘들썩’
  7. 7U-20 3연속 4강…브라질·잉글랜드 차례로 격파
  8. 8U-20 월드컵 축구 한국 2회 연속 4강 진출 쾌거
  9. 9세트피스로 ‘원샷원킬’…최석현 95분 침묵 깬 헤딩골
  10. 10알바지 UFC 6연승…아랍 첫 챔프 도전 성큼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바뀐 것이 원인이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기고 [전체보기]
당신이 부산에서 다치면 안 되는 이유
제28회 바다의 날을 보내며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업자에 돈 빌려준 경찰들…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었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피리와 히치리키
엑스포와 나비효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산은, 새 성장축 발전에 동참하길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도청도설 [전체보기]
BTS와 김시스터즈
국가대표의 품격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해 뒷고기
명태 산업
사설 [전체보기]
해파리부터 사고 예방까지…해수욕장 안전 최선을
혁신위원장 낙마, 그만큼 멀어보이는 민주당 쇄신
세상읽기 [전체보기]
6·25전쟁, 의사, 그리고 부산
증거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가족에게 감사의 꽃을 드립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경제 괜찮은가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그림의 맛, 돈의 맛
중세의 혐오와 공감의 정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밥의 길, 쌀의 미래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의 초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
새옹지마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두 마리 토끼, 콘골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농산수화’의 탄생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CEO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부산을 꿈꾸며
지역서도 유니콘 기업 나와야 한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