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2-08 19:24:07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라면 단연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림의 구성뿐만 아니라 붓을 다루는 기교에서도 그를 따를 자가 없다. 게다가 글씨까지 전문 서예가 못지않게 잘 써 작품 전체에 높은 지성의 경지를 보여준다. 미술의 어느 한 부분도 부족하지 않은 천생 미술가이다. 김홍도의 작품은 이름에 걸맞을 정도로 많은 작품이 남아 있다. 그 유명한 금강산 그림에서부터 신선도, 풍속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김홍도 ‘주상관매도’. 개인 소장
그러나 필자는 김홍도를 떠올리면 늘 생각나는 그림이 따로 있다. 바로 ‘주상관매도(舟上觀梅圖)’이다. ‘주상관매도’는 김홍도의 단 폭 그림 중에서 매우 큰 편에 속한다. 세로 164cm에 가로 76cm나 된다. 그럼에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대상은 적게 그리고, 여백은 넓게 남겨 둔 특이한 구성 때문이다. 실제 그림을 보면 화폭에 그린 그림은 전체 종이의 일부분밖에 되지 않는다. 간결하다 못해 덜 그린 것 같은 모습이다.

주인공 두 사람이 조각배에서 술상을 앞에 두고 비스듬히 몸을 젖혀 강물 건너편 벼랑 위에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고 있다. 차림새로 보아 붉은 빛 옷을 입은 이는 자연을 즐기러 나온 선비로 보이고, 한 사람은 선비를 모시고 나온 인물로 보인다. 선비가 바라보고 있는 꽃나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좋아하던 매화이다. 선비와 매화의 거리가 멀진 않지만 안개가 둘러싸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꽃이나 사람과 강이 모두 하나가 되어 말 그대로 ‘물아일체(物我一體)’이다.

그림 중간에 화제가 적혀 있는데 “노년에 보는 꽃은 안개 속인 듯 희뿌옇게 보이누나(老年花似霧中看)”라는 내용이다.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의 시 ‘한식날 배 위에서 짓다(小寒食舟中作)‘에 나오는 한 구절을 따왔다. 두보가 59세의 나이로 죽던 바로 그 해에 쓴 시로, 만년의 고독하고 쓸쓸한 심경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 속의 인물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구절이다. 이를 보면 배위의 노인은 만년의 두보이면서, 만년의 김홍도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김홍도는 시조를 한 편 남기기도 하였는데 “봄물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아래 물이로다/ 이중에 늙은 눈에 뵈는 꽃은 안개속인가 하노라”라는 내용이다. 이 또한 ’주상관매도‘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소동파(蘇東坡)가 왕유(王維)의 시와 그림을 보고 했다는 ’시가 그림이고, 그림이 시(詩中有畵 畵中有詩)‘라는 말 그대로이다. 역시 김홍도는 당대 최고의 예인이다. 그처럼 완전한 미술인은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는 듯하다. 미술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여론조사 1위 독주에도 웃지 못하는 박형준
  2. 2한일여객선사 줄폐업…항로 닫힐 판
  3. 3정원미달 절체절명의 위기 동명대, 새 총장도 ‘정치DNA’인사 뽑을까
  4. 4인명사고 문책 늘자, 공무원 안전부서 기피에 휴직계까지
  5. 5부산·울산 집값 상승폭 둔화…수도권은 고공행진
  6. 6여당 변성완 “김두관 경선 개입 중단하라”
  7. 7쇼핑몰 이용객 3명 등 부산 코로나 확진자 다시 두 자릿수
  8. 8졸피뎀 하루 권고량의 5배(50㎎), 1년간 ‘수상한 처방’
  9. 9마린자이 불법분양 의혹 나와…시행사는 “허위 사실” 반박
  10. 10김해시, 올해 5곳 108홀 신·증설…파크골프 메카로 키운다
  1. 1여론조사 1위 독주에도 웃지 못하는 박형준
  2. 2여당 변성완 “김두관 경선 개입 중단하라”
  3. 3박재호 "한일해저터널 황당"… 하태경 "55보급창 돔구장 불가능"
  4. 4여당은 가덕, 야당은 성비위…지지정당별로 엇갈린 선거이슈
  5. 5'직을 건다'는 윤 총장에 정 총리 "직 내려놓고 당당히 처신하라"
  6. 6울산 남구청장·경남 의령군수 등 4·7재보선 21곳 확정
  7. 7與 "가덕도, 추석전 사전타당성 조사, 올해 중 예타 면제 목표"
  8. 8문 대통령 "신도시 투기의혹 관련 공공기관 직원 전수조사"
  9. 9박형준, 복지 혁신 8호 공약 발표…박성훈, 경선 승리 다짐 기자회견…이언주, 文 삼일절 기념사 맹비난
  10. 10여당 가덕서 경선대회…신공항 붐업 총력
  1. 1한일여객선사 줄폐업…항로 닫힐 판
  2. 2부산·울산 집값 상승폭 둔화…수도권은 고공행진
  3. 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부산상의 선거 영향력 행사 의혹"
  4. 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3-중> 은산해운항공②
  5. 5LH 직원들 땅 투기 의혹...변창흠 책임론도
  6. 6‘4돌’ 서부산 복합쇼핑몰 아트몰링 놀러오세요
  7. 7수소연료·전기 사용, 재활용 소재 채택…친환경車 씽씽
  8. 8소상공인 최대 500만 원 지원, 등록된 노점상도 50만 원 받아
  9. 9부산상의 의원 후보등록 162명(정원 120명)…선거 경쟁 치열할 듯
  10. 10부산 상장사 신산업으로 불황 맞서
  1. 1정원미달 절체절명의 위기 동명대, 새 총장도 ‘정치DNA’인사 뽑을까
  2. 2인명사고 문책 늘자, 공무원 안전부서 기피에 휴직계까지
  3. 3쇼핑몰 이용객 3명 등 부산 코로나 확진자 다시 두 자릿수
  4. 4졸피뎀 하루 권고량의 5배(50㎎), 1년간 ‘수상한 처방’
  5. 5마린자이 불법분양 의혹 나와…시행사는 “허위 사실” 반박
  6. 6김해시, 올해 5곳 108홀 신·증설…파크골프 메카로 키운다
  7. 7“장례식장 일회용품 퇴출, 부산시 공무원부터 앞장”
  8. 8가덕신공항 비전 UP <4> 지역 맞춤 항공정책 구현
  9. 9부산진구 서면~중구 충무동 구간 BRT 공사 시작
  10. 10국제신문 사장에 배재한 선임
  1. 1“득점 과정 중시하는 감독님, 이겼는데 꾸짖어 많이 배워”
  2. 2김하성 빅리그 첫 안타·병살 플레이 신고…공수 활약
  3. 3코로나에 사격도 난항…창원 월드컵대회 연기
  4. 4임성재 ‘아널드 파머’서 반등 노린다
  5. 5롯데, 삼성 상대로 연습경기 첫 승…나승엽 첫 안타+타점 기록
  6. 6부산시체육회 강영서, FIS 레이스 여자 회전 경기서 준우승 쾌거
  7. 7봄비가 야속…이승헌 제구 진땀, 나승엽 외야 실험 불발
  8. 8“타이거 힘내라”…미국 남녀골프 대회 온통 검빨 패션
  9. 9손흥민이 찌르고 베일이 갈랐다…토트넘 연패 탈출
  10. 10젊은 선수들 위기 대응능력 한계 노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세계선도국가로 가는 키워드 ‘지방분권’ /김우룡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홍순헌
기자수첩 [전체보기]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서장 관사 내 수상한 돈·황금 출처 제대로 밝혀라 /이준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수소 동맹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고사 위기 한일여객선사 실질적 지원책 필요하다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엄정 조사로 일벌백계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