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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해양사고 대응체제 재점검 필요하다 /목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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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7-28 19:55:1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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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가 난 지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유사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다. 물류창고 화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열재로 쓰는 우레탄 폼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고 원인은 지하 4층 냉동창고에서 난 불이 단열재인 우레탄 폼으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이다.

이렇게 큰 인명사고가 나는 것은 흔히 물류창고를 물건만 적치하는 곳으로 인식해 옛날 소방설비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즉, 현재 물류센터는 물류서비스 업체 등 인력이 상주하는 시설로 변경됐음에도 화재 경보, 대피로 등의 소방설비기준은 과거 물건 적치 창고 기준에 맞춰져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다른 분야에서도 화재 대비와 대응태세가 변화된 여건에 맞게 적절히 준비돼 있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해양사고에 대한 대비 및 대응태세는 어떠한 가? 해양에서 가장 피해가 큰 사고는 기름 오염 사고이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는 선박에서 나온 1만2547㎘의 원유가 강한 바람과 조류를 타고 퍼지면서 서해안 전역이 피해를 입었다. 당시 해상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사고 선박에 접근하기조차 어려웠고, 해안의 기름을 제거하는 일은 120만 명의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았지만, 오래 걸렸다.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 이후 우리나라는 국가 기름오염 방제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질했다. 먼저 악천후에 대비해 5000t급 대형 방제선박을 건조하고, 재난적 해양오염사고 발생 때 방제에 필요한 장비와 자재의 신속하고 안정된 지원을 위해 방제장비 비축기지를 3개소(대산항, 광양항, 온산항) 설치하고, 해양오염사고 통계, 예방관리 및 방제업무 통합을 위한 해양오염방제통합시스템도 구축했다.

우리가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국가방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이 여러 유형의 사고가 터졌다. 2010년 4월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호가 폭발해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됐고 2500㎞의 해안선이 기름으로 오염됐다. 2013년 12월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서 화학물질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호가 화물선과 충돌해 난 불이 18일 동안 지속됐다.

2019년 9월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아일랜드 국적 화학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사고가 연안뿐만 아니라 심해에서도 나고, 화학물질 사고가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방제시스템도 13년 전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고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 국가(해양경찰청)가 그간 국가 중심으로 구축해 온 기름오염 방제체제를 민간 중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선박 사고가 나면 국가는 ▷기름 유출 부위 봉쇄 ▷사고 선박에 적재된 기름의 다른 선박 이송 ▷화재 선박의 안전지역 예인 등 조치를 하고, ▷유출된 기름 수거 ▷해안에 부착된 기름 제거는 민간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통합 방제지휘역량 강화, 민간방제업체 활성화, 국가가 보유한 방제장비 활용 방안 등 선결 과제가 많지만, 대응 방향은 적절해 보인다.

또 다른 큰 과제가 유해·위험물질 유출, 화재 및 폭발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이다. 유해·위험물질은 기름보다 화재·폭발 위험이 높고, 유독성 가스 발생 등으로 인명 피해 우려도 크다.

그간 기름에 초점을 뒀기에 위험·유해물질에 대한 대응력은 취약하다. 육상의 화학물질 관리 및 사고는 환경부, 소방청, 화학물질안전원, 화학재난합동방제센터 등이 전문적으로 하지만, 해양사고 대응 장비와 인력은 매우 열악하다. 알맞은 대응 목표 설정과 대응계획 수립, 전문인력 및 장비 확보가 필요하다. 세월호 사고 뒤 만든 해양특수구조단과 비슷한 유해·위험물질 전담대응팀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

사전 대비체제도 잘 갖춰야 한다. 미국은 자국 항만으로 입항하는 유해·위험물질운반선에 대해 사고에 대응하도록 화재와 구난 기능을 갖춘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도록 강제한다.

일본도 유해·위험물질운반선이 도쿄만 등 특정해역으로 항해하는 경우는 방제자재 및 약제 또는 방수선과 전문인력 배치의무를 부여한다. 우리나라도 방제자재 및 약제나 방수선 등의 배치 의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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