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정무직 없는 부산시정, 기대보단 우려 /이선정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29 19:38:5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충격이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문제로 사퇴할 줄은. 실은 사퇴 발표 며칠 전부터 이상 기운이 감지되긴 했다. 가장 대표적인 이례 행보가 4·15총선 비공개 투표였다. 보통 시장 대통령 등 주요 인사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장면은 상징적이어서 투표일 주요 뉴스로 다뤄진다. 소속 정당에 한 표를 달라는 정치적 행위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선거권을 소중하게 행사하는 모습을 본보기로 보여주는 일종의 국민교육적 의미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은 취임 후 첫 총선이었던 지난 15일 투표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특히 투표 전날인 14일에도 연가를 쓰자 와병설이 급속히 퍼졌다.

총선 이후 시장의 일정도 대부분 취소되고, 페이스북 게시물 건수도 확 줄면서 이상 기운은 더 확대됐다. 마침내 지난 23일 오전 그 정체가 드러났다. 건강 이상이 아닌 강제추행 때문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은 경악 그 자체였다. 코로나19로 시민은 버티고 살아남기에, 공무원은 방역과 민생경제 돌보기에 안간힘을 쏟는 와중에 350만 도시 부산을 책임지는 수장은 추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를 콕 찍어 시장 집무실로 불러들였다는 점은 더 악의적이다.

작금의 어수선한 상황을 재빨리 수습하고, 바닥 수준인 시정 신뢰도와 도덕성을 끌어올려 시민의 자긍심을 되살리는 일은 이제 남겨진 자의 부담이 됐다. 부산시가 오 전 시장 사퇴 당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바로 전환해 신속하게 내부 결집에 나섰고, 지난 28일엔 지역 상공계 원로를 만나 위기에 대처할 지혜를 요청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내년 4월 보궐선거 전 1년이나 유지돼야 할 권한대행 체제에서 우려스러운 건 정무라인의 부재다. 오 전 시장이 사퇴하면서 자동 면직됐다가 재임용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정무직은 모조리 자동 면직(12명)됐거나 사표를 낸(2명) 상태다. 사표 제출 대상인 정책수석보좌관과 대외협력보좌관은 전문계약직(1년)이어서 각각 올해 12월과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되는데, 사직서를 낸 것이다. 이들의 사표가 수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데, 이 중 적어도 1명은 집권여당 및 부산시의회와의 연결고리로 활용하기 위해 사표를 반려할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변 권한대행은 이러한 ‘안정’보다는 오 체제 ‘정리’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 7기 부산시정에선 유난히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의 갈등이 심했고, 이참에 상황을 모두 정리하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행보에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변 권한대행은 “민선 7기 공약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니므로 이 당 저 당에 모두 협조를 구할 수 있다”고 공언하지만, 그 역할을 주로 할 정무라인이 14명이나 날아간 마당에 그게 말처럼 쉬울지가 의문이다. 경제부시장이 재임용되기는 했지만 정통 관료라 국회 시의회 등과의 긴밀한 조율을 해나가기엔 무리가 있고, 부산경제 총괄이라는 기본 업무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오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정무직에 너무 휘둘린다는 불만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가득해지자 변 권한대행이 이를 지나치게 의식, 어공을 터부시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분분하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의 전 단계인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경부선 철로 지하화, 오페라하우스 건립, 2030월드엑스포 유치, 원도심을 비롯한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 등 풀리지 않은 현안이 산적하다. 이런 ‘부산의 큰 그림’은 집권당과의 긴밀한 소통, 여야 간 협치가 없으면 결코 완성될 수 없다. 변 권한대행은 사태가 진정되면 정무직을 새로 뽑겠다고 하지만 그게 1년 내 가능할까 싶다. 어영부영하다 부산시정이 공무원 특유의 관리 중심으로 변질되지 않을지가 가장 걱정된다. 이도 저도 뚫지 못하고 당면 현안을 차기 정권으로 미루는 것 말이다. 그러면 이 위기의 시국에 부산은 1년을 주저앉아 낭비해야 한다.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변 권한대행은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1부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벽화 명소 돌산마을(부산 문현동 판자촌) 재개발에…둥지서 내몰린 원주민
  2. 2김해 도심에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선다
  3. 3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4. 4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5. 5마린시티 국내 첫 ‘기립식 차수벽’ 가닥
  6. 6전통산업 쇠퇴, 첨단산업 소외…PK ‘러스트 벨트화(공장지대의 몰락)’ 가속
  7. 7카타르 프로젝트 수주, 조선업 부활 마중물 되나
  8. 8부산지검 부장검사,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
  9. 9사생활 침해 논란에…해운대구 ‘CCTV앱’ 운영 중단
  10. 10“보이스피싱 당한 뒤 실종된 아버지 찾습니다”
  1. 1北 김여정, 남북군사합의 파기 언급 “대북전단 조치 안하면 파기 각오해야”
  2. 2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접경지역 국민생명 위험 초래…중단돼야”
  3. 3‘기본소득’ 논쟁 격화에 한 발 뺀 김종인
  4. 4지역경제 악화 시 정부 선제적 지원 등 ‘활성화 특별법’ 국회 발의
  5. 5김여정 “대북전단 방치땐 군사합의 파기” 정부 “백해무익 행위…방지책 마련 검토”
  6. 6동구, 부산YMCA 시민회와 북항막개발 간담회 개최外
  7. 7위기산업 선제적 정부지원 규정
  8. 8여당 “하늘 두쪽 나도 5일 개원” 야당 “독재 선전 포고하나”
  9. 9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10. 10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1. 1연금복권 720 제5회
  2. 2주가지수- 2020년 6월 4일
  3. 3금융·증시 동향
  4. 45년 뒤 도심 하늘에 ‘드론 택시’ 띄운다
  5. 5'이재용 사과' 후속조치..삼성계열사 이사회 아래에 노사자문위 설치
  6. 6부산 감천항 서쪽 해역 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본격화
  7. 7LS 구자홍 등 총수일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8. 8전국 양돈농가 방역태세 미비
  9. 9현대차 싼타페 11만1609대 시정조치(리콜)
  10. 10우리 나라 교량·터널 연장 5744㎞…10년 만에 60% 늘었다
  1. 1부산지검 현직 부장검사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2. 2윤산터널내 3중 추돌 사고
  3. 3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갇혔던 9살 초등생 끝내 숨져
  4. 4국민 절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성”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9명…수도권에 36명
  6. 6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7. 7주촌면 의료폐기처리시설 사실상 논란 매듭
  8. 8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 받은 적 없다…합의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
  9. 9북한 황해북도 송림 동북동쪽서 규모 2.5 지진 발생
  10. 10부산지역 여성단체 “오거돈 당장 구속하고 처벌하라” 규탄 목소리
  1. 1독일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 지지
  2. 2손흥민 “팀 동료 그리웠다…3주 군사훈련 특별한 경험”
  3. 3‘황희찬 83분’ 잘츠부르크, 리그 재개 첫 경기서 빈 2-0 승
  4. 4KBO, 8월부터 2군에 로봇심판 도입
  5. 5하위 타선도 안 도와주네…식어버린 롯데 방망이
  6. 6ESPN “NC 구창모 주목…5월 활약 미국서도 드문 기록”
  7. 7MLB 구단-노조 연봉 갈등 점입가경
  8. 8메시, 바르셀로나서 1년 더 뛴다
  9. 9세계 1위 고진영, 국내파 독무대 KLPGA 우승컵 들까
  10. 10NBA, 8월 1일 시즌 재개 추진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포구예찬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기고 [전체보기]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 유지하라 /김치용
폭염과의 현명한 동행 /김종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고대사는 가야사? 신라사? /권용휘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칼 끝 무뎌진 공정위 /이석주
장관 출신에게 관심을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2차 재난지원금
민주집중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낙동강수계법 개정안 21대 국회선 반드시 처리하라
생활 속 거리두기 한 달…산발적 집단 감염 안심 못한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또 밥만 먹는 협치?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체인저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