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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당한 안내 표지판, 국제관광도시 부산 갈 길 멀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8 19:13:1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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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대표하는 인물인 고 이태석 신부 기념관을 알리는 영어 안내문 내용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사제를 뜻하는 ‘신부(神父·Father)’가 아닌 결혼하는 여자인 ‘신부(新婦·Bride)’로 오기된 영어 단어가 ‘서구 관광 안내도’에 버젓이 박혀 있다. 중국어 표기도 엉터리다. 그것도 최근 열린 한국관광학회에 참석한 외국의 한 학자가 부산을 둘러보다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리나라 첫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다.

1962년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서 태어난 고 이태석 신부는 사제이자 의사로서 마지막까지 나눔과 봉사의 실천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줘 전 세계적으로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린다. 서구청에서 그 같은 숭고한 정신을 기려 생가를 복원하는 등 지역관광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에는 ‘이태석 신부 기념관’까지 개장했다. 그런데 생가와 기념관 건물에는 정확하게 표기된 ‘신부(Father)’가 서구 일대 주요 시설에 설치된 관광 안내도에는 ‘결혼하는 여자(Bride)’로 둔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잘 아는 관광객들은 실소를 자아냈을 것으로 보인다.

관광안내도를 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외국어 표기 작업을 담당한 제작업체의 실수가 있었다는 해당 지자체의 해명은 궁색하다. 구청 측은 단순 실수로 여기고 “수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잘못된 안내문 하나는 부산을 찾은 외래 관광객들에게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내놓을 부산에 대한 평가를 생각한다면 그 여파는 일회성에 머물지 않는다. 절대 작은 실수가 아니다.

부산시는 지난달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뒤 앞으로 5년간 1500억 원대의 관광부문 투자와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외국인을 위한 정확한 안내문 등 기본을 소홀히 한다면 다시 찾고 싶지 않은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부산 전역의 관광 안내문을 전수조사해 잘못된 내용을 우선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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